“김광현·양의지 설득해서라도 동반 출전 희망”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조별 리그에서 3승 2패를 기록했고, 일본과 대만에 밀려 B조 3위로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어느 순간부터 국제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을 잡고 4강 신화를 일궈냈을 때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도,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오른 순간에도 한국 야구는 국제 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019년 프리미어12 준우승을 이룬 뒤 2021 도쿄올림픽과 2023 WBC 등 국제 대회에서의 한국 야구는 좀처럼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 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는 류현진에게 2023년 3월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훈련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상기 시켰다. 당시 류현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에 열리는 WBC(2026년 3월)에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한화 복귀 후에도 그 바람이 유효한지 묻자, 류현진은 “당연하다”고 답한다.
“대표팀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경쟁력을 갖춰야 후보에라도 오를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은 나와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것이다. 그들 또한 후배들과의 경쟁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 김광현, 양의지 등이 모두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그들을 설득해서라도 함께 WBC에 출전하고 싶다. 전제 조건은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류현진에게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류현진은 세대교체의 당위성은 인정한다면서 이런 설명을 곁들인다.
“언제까지 김광현이고, 언제까지 양현종이냐는 반응도 이해한다. 그 뒤를 잇는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것도 맞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목적으로 선수 연령대를 낮추는 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류현진은 자신의 발언이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 싶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WBC가 열리기 전 시즌의 성적이 괜찮고, 국가대표로 뽑힐 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이야기다. 그 선택은 내 몫이 아니지 않나. 난 선수로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2025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