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미안하긴 한거야?’
▲ 30년이 지나서야 전 부인 티나 터너(오른쪽)에게 폭력 행사한 것을 억지로 사과한 아이크 터너. | ||
아이크가 공개적인 사과를 하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세인트루이스 시장이 마련했다. 시장은 9월 2일 지역 관내에서 있을 아이크 터너의 공연과 맞물려 이날을 ‘아이크 터너 데이’로 선포하려 했다. 그러나 아이크가 전 부인 티나 터너에게 폭행을 했다는 사실이 음악계에 파다하고 지역 시민단체도 반대 움직임을 보이자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것.
사실 아이크가 티나에게 행한 폭행은 도를 넘어선 것들이었다. 1968년 아이크는 티나의 턱을 부러뜨려 목구멍으로 피가 흐르는 채 무대에 오르게 했을 정도였다. 그녀의 자서전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게 할 정도였고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당시의 티나 담당의사는 신경안정제를 50알이나 줬다. LA의 한 나이트클럽 무대에 오르기 전 티나는 그 알약을 한꺼번에 다 삼켰다. 다행히도 밴드의 비즈니스 매니저가 티나의 이상을 감지한 덕분에 불행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 젊은 시절의 티나 터너(왼쪽)와 아이크. | ||
티나는 또 “아이크는 손으로 때리는 것으로 모자라 신발과 옷걸이로 때렸다. 나는 더 이상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서전에서 당시의 악몽을 회상했다. 눈에 든 멍과 코피 때문에 티나는 캘리포니아 인글우드병원 응급실의 단골손님이 됐을 정도. 둘은 1977년 이혼했다.
1991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아이크는 “티나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여자를 혐오한다는 평판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남녀 평등에 아무런 거부감정이 없다”면서 자신의 상습폭행 얘기 중 일부는 티나가 과장했음을 강변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날을 만들기 위해 사과 아닌 사과를 하게 된 것이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