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센서’의 진화 지켜보라
▲ 위부터 닌텐도 ‘Wii’의 모션센서(맨위), 소니의 ‘초박형’ OLED 디스플레이(가운데),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스포츠 전기자동차. | ||
인터페이스 - 터치패널 VS 모션센서
현재 큰 히트를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히트 아이템을 낳을 전자기기의 열쇠는 두 가지 신기술로 압축될 수 있다. 바로 ‘터치패널’과 ‘모션센서’라는 인터페이스다.
최근 발매된 ‘애플’의 전면 터치패널 휴대폰인 ‘i Phone’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리기만 하면 사진을 꺼내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숫자나 복잡한 기능 버튼이 없기 때문에 고기능 휴대폰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법은 오히려 기존의 휴대폰보다 더 간단하다.
또한 ‘i Phone’에는 휴대폰을 가로로 들고 있건 세로로 들고 있건 상관없이 화면이 자동적으로 회전하는 ‘3축 가속도센서’가 탑재돼 있다. 이것은 사물의 움직임이나 속도, 방향을 3차원으로 감지하는 센서다. 이 센서는 ‘닌텐도’의 히트 게임기인 ‘Wii’에도 사용돼 테니스나 골프 등 사용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게임에서 재현하는 인터페이스로 실용화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물의 움직임뿐 아니라 사람의 온갖 행동까지 읽어낼 수 있는 가속도센서의 특징을 이용하면 수면 습관이나 걷는 자세, 야구나 골프의 스윙 등 스포츠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걷는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만보계’나 ‘건강관리 휴대폰’이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광(光) 디바이스 - LED VS OLED
차세대 조명은 소비전력이 낮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LED(발광 다이오드)와 OLED(유기 다이오드)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건축물 조명이나 전자 간판 등 야외에서 장식적인 용도로 주로 사용되던 LED가 실내조명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도시바 라이테크’가 7월에 발매한 다운라이트 ‘E-CORE’의 가격은 1만 9800엔(약 16만 4000원)으로 기존의 백열등이나 형광등 조명에 비해 비싸게 느껴진다. 그러나 ‘E-CORE’는 40W의 백열등과 같은 밝기에 소비전력은 7분의 1이며 수명은 20배나 길다. 계산상으로는 20년 동안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도요타’의 ‘렉서스 LS600h’는 세계 최초로 LED 전조등을 달았는데, 이 전조등은 자동차보다 수명이 길어 사고가 나지 않는 한 교환할 필요가 전혀 없다.
OLED는 아직 상용화 전의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점(点)’이 빛나는 LED와는 달리 ‘면(面)’으로 빛난다는 것이 OLED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빛을 내는 부분의 두께가 1미크론으로 아주 얇기 때문에 ‘휘어지는’ 조명이나 아주 얇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인 ‘소니’의 OLED 디스플레이는 가장 얇은 부분이 3㎜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슬림한 형태가 장점이다. 이에 더해 OLED의 휘어지는 특성을 이용하면 ‘둥글게 말아서 가지고 다니는 TV’ 등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자동차 - 전기자동차 VS 연료전지차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자동차 개발이 시급해지고 있다. 한때 각광을 받던 연료전지차(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한다)는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기술적 난관과 높은 원료 가격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 금방 실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기자동차(배터리로 전기를 충전받아 구동되는 자동차)는 주행 중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발전에 자연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등의 이유로 친환경 자동차로 대두됐다. 90년대 GM이나 혼다, 도요타 등에서 전기자동차를 판매했지만 한 번의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고 전지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슬그머니 모습을 감추게 됐다.
전기자동차에 다시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게 된 것은 하이브리드카(내연기관과 축전지 등 두 개의 동력원으로 구동되는 자동차)의 개발과 함께 전지의 성능이 향상되면서다. 기존의 니켈수소전지와 비교할 때 크게 성능이 향상된 리튬이온전지를 전기자동차에 적용하면 가격 하락과 성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현재 히타치제작소와 산요전기, NEC 등에서 리튬이온전지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전기자동차는 이미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까지 와있다.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올해 환경과 에너지 대책을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슬라 모터스’가 제작·판매하고 있는 ‘테슬라 로드스터’는 최고 출력 248마력의 스포츠 전기자동차다. 테슬라 로드스터는 올해 말까지 약 100만 대를 출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