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반기는데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이마트24가 3500원 균일가 택배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마트24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24의 ‘3500원 균일가’ 택배서비스의 핵심은 배송 거리·무게·규격에 따른 가격 차등을 없앴다는 점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편의점 택배에서 수용하는 최대 규격과 무게인 160cm, 30kg은 넘을 수 없다. 타 편의점 택배의 가격이 무게·규격·거리에 따라 최소 2600원에서 최대 8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마트24가 균일가 택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대형 크기의 편의점 택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500원 균일가 제도에선 장거리에 무거운 물품을 배송할수록 다른 편의점 택배와 가격 차이가 커진다. 25kg 물품을 다른 지역으로 배송 시 CU·GS25는 8000원, 미니스톱·세븐일레븐은 7000원이다. 이마트24 택배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반면 500g 이하 물품을 배송할 때는 이마트24 택배요금이 오히려 다른 편의점보다 비싸다. 하지만 이마트24는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는 대부분 고객은 ‘크고 무거운’ 물품을 택배로 보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많은 고객이 주로 꽤 무게가 나가는 택배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마트24가 균일가 택배서비스를 시행한 배경에는 편의점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지난 7월 편의점 명칭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변경하며 앞으로 3년간 3000억 원의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3일에는 사업 강화 목적을 이유로 600억 원의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편의점 택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최근 택배사를 CJ대한통운에서 한진택배로 변경했다. 앞의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와 한진택배가 어느 정도 가격 지원을 분담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가격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다양한 상황적 요건이 맞지 않았던 걸로 안다”며 “어차피 CJ대한통운은 CU와 GS25의 택배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마트24의 신규 택배서비스가 지나친 가격경쟁을 유도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2308원이던 평균 택배 단가는 올해 상반기 2235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물동량은 지난해 9억 7890만 개에서 올 상반기 11억 1127만 개로 크게 늘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는 편의점주의 수익을 신경 쓸 수밖에 없어 저가 경쟁구도로 가면 택배사에 가격 압박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매년 택배 단가가 낮아지는 추세에서 이미 내려간 택배 단가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3500원 택배 서비스에 대한 편의점주들의 반응도 엇갈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고객이 맡긴 택배박스가 편의점 공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편의점주가 적지 않다. 택배접수기를 아예 들여놓지 않거나 고장났다고 둘러대며 택배물품을 받지 않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의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파손 위험이 큰 택배는 점주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소형 점포에서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대형 택배는 오히려 거추장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
‘당일배송’ ‘제휴픽업’ 등 속속…편의점 택배 서비스 경쟁 편의점업계와 물류업계가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두 시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편의점 택배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점들은 택배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더 좋은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GS25는 편의점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 편의점택배 ‘포스트박스’를 통해 지난 4월부터 국내 최초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일배송 서비스는 택배 접수 후 최대 6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해주는 서비스로 8kg 이내의 물품에 한해 가능하다. 거리에 따라 6000~9000원으로 퀵 배송에 비해 저렴하다. 또 지난해부터 이베이코리아와 협력해 G마켓·옥션·G9에서 상품 주문 시 편의점의 무인 택배함을 배송지로 하고 고객들이 방문해 물품을 찾을 수 있는 ‘스마일 박스’ 서비스도 제공한다. 24시간 언제든 택배를 찾을 수 있어 1인 가구나 단독주택 등 택배 수령이 힘든 고객들에게 유용하다. CU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뒤 지정한 편의점에서 물품을 찾는 ‘픽업서비스’를 제공한다. 물건이 편의점에 도착하면 신청 고객의 휴대폰과 이메일로 도착 메시지가 간다. 현재 CU는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교보문고, 에뛰드, 인터파크, CJ몰, 현대H몰과 픽업서비스를 제휴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스마트픽’ 역시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은 자사 롯데택배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스마트픽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