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족 음악, 영상, 율동이 우리아이 ‘홀’리는 까닭
유투부 핑크퐁 공색 채널 ‘상어가족’ 영상 캡처
상어가족은 국내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이 2015년 11월 유튜브를 통해 처음 공개한 2분 짜리 동요 애니메이션입니다. 상어가족 영상엔 ‘뚜루룻뚜루’라는 후렴구과 함께 아기상어, 엄마상어, 아빠상어, 할머니상어, 할아버지상어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상어가족 영상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없습니다. 유명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영상 길이도 짧습니다. 도대체 상어 가족 영상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요? <일요신문i>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상어가족의 인기 요인을 진단해봤습니다.
유투부 핑크퐁 공색 채널 ‘상어가족’ 영상 캡처
상어가족의 첫번째 인기 비결은 ‘후렴구’입니다. 상어가족 영상에는 중독성이 강한 ‘뚜루루뚜루’ 후렴구가 반복됩니다. 한 번 들으면 절대로 잊히지 않는 그야말로 마성의 후렴구입니다. 상어가족들은 ‘뚜루룻뚜루’가 나올 때마다 입을 뻐금거립니다.
이성동 한국동요작곡가협회 회장은 “음이 아주 단순합니다. 네 마디가 수십번 반복되는데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후렴구 ‘뚜루룻뚜루’는 중독 효과가 있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가사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거워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상어가족 가사
실제로 후렴구 ‘뚜루룻뚜루’는 총 27번 반복됩니다. 노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입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중독성이 있는 노래입니다. 특히 후렴구는 한 번 들으면 머리가 뱅뱅 돌 정도로 기억에 남습니다. 후크가 굉장히 강한 노래인데 후크 속에 참여자들이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후렴구로 패러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핑크퐁 관계자는 “상어가족은 영미권에서 전해 내려온 멜로디인 첸트(chant)를 활용해 만든 노래입니다. 첸트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다양하게 불리고 있었습니다. 콘텐츠 팀이 가사를 새로 붙이고 음을 붙였습니다. 익숙한 멜로디이기 때문에 누구나 친숙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유투부 핑크퐁 공색 채널 ‘상어가족’ 체조 영상 캡처
상어가족의 두 번째 인기 비결은 ‘율동’입니다. 핑크퐁은 ‘상어가족 율동체조버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는 영상 속에서 팔을 좌우로 흔들면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춥니다. 율동은 단순한 동작으로 이뤄져 있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상어가족이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도 율동 덕분입니다. 최근 중국 시안의 한 초등학교 영어수업에서 아이들이 상어가족 음악에 맞춰 ‘떼창’을 하는 유투부 영상이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TV화면에서 상어가족 영상이 나오는 순간, 아이들은 “베이비 샤크(babyshark) 뚜루룻뚜루”를 외치면서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중국 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상어가족을 부르는 모습. 유투브 영상 캡처
어른들도 푹 빠졌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베이비 샤크 챌린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베이비 샤크 챌린지(#babysharkchallenge)’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상어가족 율동을 따라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제각기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상어가족 댄스’가 전세게를 향해 퍼지고 또 퍼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청년들이 상어가족 체조를 따라하는 모습. 유투부 캡처.
이성동 한국동요작곡가협회 회장은 “음악은 국제 언어입니다. 감각적인 이미지와 쉬운 가사가 결합된 상어가족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느꼈습니다.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있다는 뜻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상어가족 율동을 따라하는 모습. 유투부 캡처
핑크퐁 관계자는 “아이들은 노래와 율동을 가장 좋아합니다. 핑크퐁에는 율동 담당직원이 있습니다. 그분이 율동을 만들면 촬영을 하는 방식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어가족’ 핑크퐁 공식 채널 유투부 영상 캡처.
상어가족의 세 번째 인기 비결은 ‘동물’입니다. 상어는 실제로 보면 굉장히 무시무시한 물고기이지만 영상 속 상어가족은 작고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성동 한국동요작곡가협회 회장은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합니다. 동물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아기염소, 아기공룡둘리도 등 지금껏 히트를 쳤던 창작 동요는 동물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상어가족의 캐릭터는 매력이 넘칩니다. 영상 속에서 노란색 빛깔을 지닌 아기 상어는 몸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분홍색 빛깔을 띠는 엄마상어의 입술은 귀여움 그 자체입니다.
아빠 상어의 커다란 이빨, 할머니 상어의 주름진 입술, 할아버지 상어의 흰 눈썹과 콧수염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핑크퐁 관계자는 “상어가족은 핑크퐁의 동물동요 시리즈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동물노래도 인기가 많지만 상어가족이 많이 유명해져서 킬러콘텐츠가 됐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상어가족’ 국악버전 핑크퐁 공식 채널 유투부 영상 캡처.
상어가족의 네 번째 인기 비결은 ‘편곡’입니다. 상어가족은 다섯 개의 음계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변주와 편곡이 가능합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콘텐츠가 꽉 차있으면 소비자의 참여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빈구석이 많거나 결정된 것이 별로 없을 때 참여가 쉽습니다. 상어가족엔 빈 공간이 많습니다. 다양한 변주가 빈 공간을 메우면서 파급력이 커졌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상어가족’ 할로윈 버전 핑크퐁 공식 채널 유투부 영상 캡처.
상어가족은 점차 국악·EDM·공룡·실사판·크리스마스·할로윈·댄스·인형극 등 수많은 버전들로 진화해왔습니다. ‘국악놀이 상어가족’에서 상어들은 판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후렴구 ‘뚜루뚯두르’ 사이로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이 들립니다. 흥겨운 꽹과리 소리도 압권입니다.
‘상어가족 할로윈’ 버전에서 후렴구 “뚜루룻뚜루”는 “doo doo doo doo doo”로 가사됐습니다. 상어들은 해적, 마녀, 드라큘라 분장했고 단조로 변주된 음악 덕분에 할로윈 파티의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드러나는 점이 특징입니다.
‘상어가족’ 가수 윤종신 버전 핑크퐁 공식 채널 유투부 영상 캡처.
유명 가수들도 부른 ‘상어가족’의 인기도 상당합니다. 가수 윤종신과 스마트스터디가 작업한 상어가족 영상 ‘샤크 라이브(Shark Live)’의 조회수는 450만 건을 넘었습니다. 제이레빗이 부른 상어가족은 누리꾼들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이제 상어가족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 ‘필수템’입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인들도 상어가족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상어가족의 인기 비결이 궁금하신가요? 지금 들어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