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옛 관계자들 “초고속 승진 불구 일 잘해서 내부 불만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 일요신문 DB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 씨는 지난 2010년 8월 과장 직함으로 다스에 입사했다. 2008년 이 전 대통령 사돈 기업인 한국타이어에 인턴 사원으로 입사해 국제영업부서의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9년 퇴사한 뒤 일이었다. 사원으로 2년도 되지 않는 경력을 채운 뒤 중견기업 과장으로 갔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다스 연 매출은 NHN과 엔씨소프트 수준이었던 6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기업 거래를 주로 하는 회사라 이름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이 좌지우지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입사 이후 시형 씨는 고속으로 승진했다. 입사 1년 뒤인 2011년 차장 직함을 달았고 2012년 2월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1월 전무로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밟았다. 다스 관계자는 “시형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이기도 하고 이상은 다스 대표의 조카다. 일반 직원의 승진 속도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내부에서는 별다른 불만의 목소리가 없었다. 시형 씨의 업무 역량이 워낙 탁월했던 까닭이었다. 추진력이 좋고 일을 잘해 이 전 대통령의 업무 능력을 빼다 박았다는 칭찬이 자자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형 씨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근처에 다스 공장을 설립했을 때 공장 설립 관련 업무 대부분을 진두지휘했다고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5년 5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연 30만 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세운 바 있었다. 다스는 7년이 지난 2012년 3월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30㎞ 떨어진 곳에 자동차 시트 제조 공장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다스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영업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법인장을 포함 과장과 대리급이 디트로이트 현지에서 근무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외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 GM 등에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하려는 목적이었다. 또 다른 다스 옛 관계자에 따르면 시형 씨는 자주 디트로이트를 들러 다스의 미국 공장 설립을 두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다.
직급과 상관 없이 시형 씨의 영향력은 다스 내부에서 상당했다고 전해졌다. 시형 씨는 다스에 입사해서 양재동 서울사무소에서 주로 근무했다. 서울사무소에는 전무급 인사와 해외영업본부장, 부장급이 시형 씨 위로 즐비했는데도 이들은 시형 씨를 손수 챙겼다. 다스 옛 관계자는 “시형 씨가 직함이 과·차장이었던 시절에도 위세는 대단했다. 시형 씨가 공항을 가거나 외국으로 출장을 다녀오기라도 하면 전무급이 손수 데리러 가거나 의전을 담당했었다”고 말했다.
복수의 다스 관계자는 시형 씨를 위시한 다스의 ‘파워’가 업계 안에서 남달랐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아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다스를 어려워한다기보다는 다스 그 자체가 가진 위압감이 상당했다고 했다. 다스 옛 관계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이 LG전자에 근무한다고 업계에서 LG전자를 무서워하진 않았다. 당연히 시형 씨가 근무했다고 다스의 힘이 막강해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다스는 업계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대단했다. 이해 관계가 얽힌 사고가 터져 복잡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스의 힘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웬만한 대기업에서도 볼 수 없는 거대한 ‘갑’의 힘을 늘 이곳저곳에서 느껴졌다”고 전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이명박 시장 때 다스 임원들 서울시청 불려가 조인트 까였다” 최근 불거진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에 다스 관계자 역시 입을 열었다. 다스 실소유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다스 직원이라면 누구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2007년쯤인가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스의 실소유주 설이 터졌을 때 회사에서 이 전 대통령 관련 문건과 하드 디스크 등을 전량 불에 태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대통령 선거 때 선거 캠프에서 활약했던 인사들이 선거 뒤 다스에서 주요 임원으로 활약했었다”며 “물론 그들이 보여준 업무 역량은 상당히 뛰어났지만 이 전 대통령이 내려보낸 낙하산이 아니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경호 다스 사장은 2009년 이 전 대통령이 대선을 마치고 나서 다스로 합류했다. 다스 관계자에 따르면 강 사장 외에도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 인사 여럿이 회사로 들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할 당시 다스 임원이 서울시청을 찾아 사업 진척 상황 등을 직접 보고한 적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스 옛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종종 다스 임원들이 서울시청으로 직접 보고를 간 적 있었다”며 “당시 속된 말로 ‘조인트’를 까인 뒤에 협력업체 불러다 놓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2007년 여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쟁을 벌이며 처음 제기됐다. 다스를 설립한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는 도곡동 163-4, 164-2, 169-4 총 3필지 2159㎡(약 654평)를 1985년 15억 6000만여 원에 구입해 10년 뒤인 1995년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263억 원을 받고 팔았다. 이 가운데 도곡동 169-4 땅을 이상은 씨와 김재정 씨에게 판매한 건 현대건설이었고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현대건설 대표이사였다. 이 땅을 매각한 금액 일부가 다스로 흘러간 정황이 나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2007년 8월 “이상은 지분이 제3자의 소유일 가능성은 있지만 나머지는 근거 없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었다.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