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 대우조선해양 본사. 대우조선해양 주식 거래가 오는 30일 1년 3개월 만에 재개된다. 사진=박정훈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26일 열린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상장유지가 결정돼, 오는 30일부터 주권의 매매거래정지가 해제된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주식거래가 중단된 대우조선해양은, 같은해 9월 28일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심사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 감사의견에서 ‘적정’을 받은 점, 부채비율을 크게 낮추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은 자본총계 3조 8038억 원에 부채비율은 248%다. 지난해 3분기말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조 591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현금 추가지원 덕분에 재무상태가 개선됐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주가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 업계에서는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반토박 수준으로의 주가가 하락하지 않겠느냐 점칠 정도. 대우조선의 이론상 현재 주가는 4만 4800원이다. 발행주식 수를 10분의 1로 줄인 감자 때문이다. 출자전환에 참여한 채권단은 주당 4만 350원을 적용해 빚 대신 주식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현 기준가의 절반 이하인 1~2만 원대에서 시초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심지어 1만 원 이하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채권은행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을 결정하지 않았다면 현재 보유한 주식은 날릴 돈이었다. 때문에 손해를 보고라도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팔아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시초가가 결정된 뒤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대우조선이 지난 2014년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를 모두 휩쓸 때는 저가 수주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당시 선가가 현재보다 높다며 내년부터 본격 건조되는 LNG선으로 인해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