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비리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10년 중형을 구형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성격과 범행 전반에서의 지위와 역할, 직접 또는 가족을 통해 취득한 이득의 규모 등을 고려해볼 때 신격호 총괄회장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감안해도 엄중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일가에게 509억 원 상당의 ‘부당 급여’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사실혼 관계인 셋째 부인 서미경 씨와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778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또한 지난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서미경 씨 모녀와 신영자 전 이사장에게 불법증여하면서 증여세 858억 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로도 기소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법원청사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달 3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에 대해 결심공판을 열었고, 신격호 총괄회장 결심은 이날 따로 잡아 진행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 원,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25억 원을 구형했다. 또한 신영자 전 이사장과 서미경 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7년에 벌금 220억 원, 1200억 원을 구형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부친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며 모든 범행이 신격호 총괄회장 지시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