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쯤 충북 보은군 내북면의 한 동굴에서 A 씨(여·47)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토막나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로 마대자루 3개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A 씨는 이달 2일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지난 5일 “A 씨가 출근하지 않는다”는 직장동료의 실종 신고가 들어간 상태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씨의 집 근처 CCTV 화면 분석을 통해 A 씨와 남자친구 B 씨(65)가 지난 2일 함께 집을 나섰다 B 씨만 돌아온 것을 확인, 지난 6일 B 씨를 불러 조사했다.
B 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나와 다툰 뒤 나갔다. A 씨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B 씨 조사 과정에서 단서를 확보했다. B 씨가 최근 보은군의 한 폐탄광 인근 동굴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이에 경찰은 경력을 동원, 폐탄광 인근을 수색해 한 동굴에서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곳은 B 씨가 어린 시절 살던 폐탄광 인근이었다.
경찰은 B 씨가 지난 2일 A 씨를 살해한 뒤 다음날인 3일 시신을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유력 용의자인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범행 동기는 확인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됐다.
B 씨는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다음날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경찰은 7일 추가 조사를 받기로 한 B 씨가 연락 두절되자 청주시 수동의 집을 찾았다 음독한 B 씨를 발견했다.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지난 10일 오후 4시 22분쯤 결국 숨졌다.
용의자 B 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지만, A씨 관련 사건의 범행동기를 짐작할 만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B 씨의 첫날 진술에서 의심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서에 ‘형사들에게 한 말이 진짜였으면 좋겠다.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글귀가 있어, 거짓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 씨와 B 씨는 평소 금전 문제로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가 A 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변인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