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vs MB 2차 신·구 전쟁 터지나
DJ는 6월 11일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특별연설을 통해 작심한 듯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는가 하면 16일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범민주계 대통합론을 주창하는 등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DJ는 특히 이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현하는가 하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주장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시국선언 열기와 맞물려 민주개혁 세력의 봉기를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DJ는 정 대표와 친노 인사들에게는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을 주문해 대반전의 호재를 움켜쥐고도 방황하고 있는 민주개혁 진영의 세력화 방향을 설정해 주기도 했다.
DJ는 80년대 민주화를 이끌었던 주역이자 민주개혁 세력의 대부로 통한다. 호남권에서는 영원한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여권과 일부 보수진영에서 DJ를 ‘반군 지도자’로 매도하는 등 그의 정치행보에 대해 악평을 쏟아내고 있지만 DJ는 여전히 민주개혁 진영의 대부이자 호남권 대주주로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권과 청와대가 DJ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면 대응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도 그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여권 핵심부는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때 한명숙 공동장례위원장이 DJ에게 부탁했던 추도사를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무산시키는가 하면 ‘민주주의 위기론’을 설파했던 DJ 발언에 대해조목조목 반격하며 파문 확산을 차단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매진해 온 DJ의 인생 및 정치역정에 비춰볼 때 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독단적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경우 이 대통령과 현 정부를 겨냥한 DJ의 독설과 현실정치 참여 발언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대통령과 DJ가 정면충돌하는 2차 신·구 정권 전쟁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