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탄핵가결, 내 인생 가장 길었던 63일”···신동욱 “회고록 아니라 취중록 꼴이고 갈지자 일기장 꼴” 고건 맹비난
고건 전 국무총리 “박근혜 전 대통령 아버지 기념사업이나 했어야...노무현은 스스로 고립”=연합뉴스
박근혜-노무현 일화 담은 고건 전 국무총리 회고록 ‘공인의 길’ 화제
박근혜 ‘오만 불통 무능’, 노무현 ‘사심없지만 임기말 고립’
[일요신문] 고건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아버지(박정희) 기념사업이나 하셨어야 한다”며,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고건 전 총리는 1일 공개한 ‘고건 회고록:공인의 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정말 답답했다. 오만, 불통, 무능”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건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30일 박 전 대통령 초청으로 원로들과 청와대를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국민의 의혹과 분노가 한계점을 넘고 있다. 성역 없는 수사를 표명하고 국정시스템을 혁신하라’고 진언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탄핵안이 발의, 가결됐다”고 적었다.
또한, 고건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관련자 외에도 보수진영 전체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당사자(박근혜 전 대통령)가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 사람을 뽑고 추동하면서 진영대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를 검증 안 하고 대통령으로 뽑은 것 아니냐. 보수진영이 이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진영대결의 논리이고 결과이다. 중도실용을 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건 전 총리의 회고록 출간 기념식 모습=연합뉴스
고건 전 총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상세히 적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회고하면서, “화법은 매우 담백하고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드물게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절에 대해서는 ‘내 인생 가장 길었던 63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말 고 전 총리에 대해 “(여야) 양쪽을 다 끌어당기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됐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라고 혹평한 것에 대해 고건 전 총리는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 고립된 건 노 전 대통령이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고건 전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 등을 비판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만든 보수 정치권에도 쓴소리를 하자, SNS 등에서 찬반 공방이 뜨겁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2일 “회고록 아니라 취중록 꼴이고 갈지자 일기장 꼴”이라며, 고건 전 총리의 회고록을 비꼬았다. 고건 전 총리는 현재까지 여야 정치권에서 가장 국무총리다운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