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200억 원대 손해를 끼치고 수천억 원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 등 1심 선고 공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남상태 전 사장.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업무상 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상태 전 사장에게 징역 6년에 추징금 8억 8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20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된 사실상 공기업으로, 남상태 전 사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며 “그런데도 남 전 사장은 지인들에게 사업상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은 부당이익이 8억 원에 넘는다. 이는 대우조선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해외지사의 자금을 횡령하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투자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또한 자신의 연임을 위해 분식회계를 방치하기도 했다”며 “이는 대표이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을 도외시하고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은 동종업계가 불황으로 치닫는 시기에 제대로 된 대응방안을 마련할 기회를 놓쳤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과 국가에 고스란히 전가되는 등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높아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남상태 전 사장에게 징역 8년에 추징금 23억 70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남상태 전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측근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특혜를 주고 뒷돈을 챙기는 방법 등으로 20억 원을 배임수재하고, 4억 7800만 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남 전 사장은 서울 당산동 빌딩 분양, 오만 해상호텔 사업, 바이올시스템즈 투자 등으로 대우조선해양에 263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3737억 원이던 지난 2009년도 영업이익을 6845억 원으로 부풀리는 등 31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조장한 혐의도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뉴스컴) 대표를 통한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남상태 전 사장이 2009년 1월쯤 박수환 전 대표를 통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에게 연임 청탁을 했고, 실제 연임 성공 후 뉴스컴과 대우조선해양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어 21억 34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당시 산업은행은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게 확고해 보인 점, 박수환 전 대표와 민유성 전 은행장의 친분, 대행 관련 용역 규모 등을 보면 남 전 사장은 민 전 은행장이 연임에 훼방을 놓지 못하게 될 것을 기대로 박 전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의 이유로 대우조선해양 공적자금을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중 부가가치세 1억 9400만 원은 박수환 전 대표에게 귀속되는 돈이 아니고, 뉴스컴이 제공한 홍보 용역도 내용이 있긴 하다”며 “부가가치세와 홍보 대가로 인정되는 3억 6000만 원을 제외한 15억 8000만 원 부분이 유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예정된 박수환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수환 전 대표에 대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 추징금 21억 3400만 원을 구형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