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설립자도 징역 1년 6월 구형… 1월 10일 선고예정 / 설립자 측 증인 4명 “사적으로 편취하지 않았고, 잘 모르고 생긴 일”
지난 11일 양평 장애인재단 설립자 부부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 수원지법 여주지원.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수원지검여주지청이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양평 장애인재단 설립자 부인 P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불구속기소된 설립자 C씨는 징역 1년 6궐이 구형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수원지법여주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이수웅 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는 설립자 측 증인으로 재단 산하시설 원장과 사무국장, 직원 2명 등 4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증인신문에서 ‘설립자 부부가 개인 재산을 출연해 장애인재단을 설립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했다’, ‘비인가시설에서 했던 회계 방법을 인가시설에서도 사용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 ‘회계시스템상 설립자 단독으로 직원들 모르게 횡령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제보한 전 원장과 사무국장 등이 이번 사건을 터트린 것은 설립자 부부를 몰아내기 위한 것’, ‘내용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직원들에게서 탄원서를 받았다’, ‘시설 거주 장애인 모녀는 지적장애 2급으로 자신들 의사에 의해 공탁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등 시종일관 설립자 부부를 위한 증언을 했다.
증인 신문 중 재판장은 “탄원서 내용도 모른 채 서명했느냐”고 설립자 측 증인에게 묻기도 했다.
증인신문이 끝나자 공판 검사는 “이 사건은 장애수당 등을 횡령하는 등 피해액이 크고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다만 일부 금원이 반환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각각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점, 그리고 법정에서 자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감경 구형하겠다”며, ‘설립자는 징역 1년 6월, 부인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설립자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오늘 증인신문의 일관된 증언은 피고인들이 당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할 때 장애인들에게 지급된 금원을 어떤 식으로 사용했는지 대해서 K이사장 측으로 대표되는 고소인 측에서 당연히 다 알고 있었다”면서, “개인계좌에 이체해서 사용하다든가, 현금으로 찾아서 사용하는 등 많은 미인가시설에서 사용하는 방식들을 피고인들이 잘 모르고 운영한 점은 분명 잘못이다. 피고인들 역시 처음부터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금원을 집행한 내역 특성상 관련 증거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을 사적으로 편취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들이 최근에 다시 2,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총 3건 1억1,500만원을 공탁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장애인 모녀의 피해금액이 24,996,400원인데 설립자 부인은 이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2,900만원을 공탁했고, 또 지목변경 비용 100여만원도 재단에 송금했다”면서 “피고인들이 공소장에 기재된 많은 범죄 사실 중에서 최대한 보상을 하기 위하여 노력한 점을 감안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또 ”전 이사장 K씨와 퇴직 원장 Y씨가 최근 피고인들과 비슷한 업무상 횡령 죄책이 발견되어 재단 차원에서 고소해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 사건 역시 고소인들이 어떤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설립자 부인 P씨는 ”제 목숨보다도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장애인들에게 아픔을 줬다는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면서, ”남은 세월은 하지 말아야 될 것은 당연히 안하면서 살 것이며, 하지 않아야 할 일 보다 해야 될 일들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자 C씨 역시 ”부끄럽게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가정생활에 열중 하겠다“면서, ”시설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면서 생활하겠다. 판사님께서 선처를 해주신다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보람된 생활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평경찰서는 지난 7월 18일 설립자 부인을 업무상횡령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설립자는 불구속입건 했다. 경찰은 2014년 수사 받을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횡령에 대한 재단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장부를 조작하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수법 등으로 4억8000만원 상당의 장애수당과 장애인이 맡긴 돈 등을 빼돌린 혐의를 밝혀내고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 설립자 부부는 지난 2014년에도 장애수당 등 3억6천여만원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설립자는 징역 1년 2월, 부인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이사장과 시설장직에서 각각 해임되는 등 처벌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재범을 막지 못해 불거진 이번 사건의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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