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싸우는 게 초딩 수준
최근 한 언론에서 천성관 전 검찰총장의 청문회 낙마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원에 지시해 고위급 인사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내사를 벌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인사라인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정권 초기부터 여권 인사를 뒤에서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특정 인사라인에 대해 이 대통령이 그 책임을 물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최근 기자에게 그 보도의 소스가 바로 청와대 고위인사 A 씨라고 주장했다. 사실 여기에는 현 여권 실세 라인과 청와대 핵심인사 A 씨 사이의 권력 갈등이 숨어 있다. 여권의 인사를 뒤에서 컨트롤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여권의 또 다른 실력자 B 씨가 ‘이번 개각에서 A 씨는 분명히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흘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는 A 씨가 아무런 원칙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 통치행위가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눈치 챈 A 씨는 여의도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의 접촉 빈도를 늘리며 자신의 유임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얘기도 있다. A 씨는 또한 국정원의 인사라인 전면 재점검이라는 소스를 언론에 슬쩍 흘려 현 인사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실력자 B 씨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여권의 대표적 실력자 두 사람의 권력 암투는 조만간 나올 청와대-개각 도면에 따라 그 승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