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4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서 진행된 방한복 전달식 현장사진
[일요신문] 연일 영하를 기록하는 매서운 한파 속, 길거리 위에서 당장에 생계를 위해 폐지 줍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폐지줍는 활동이 생계와 직결되기에 추운 날에도 수거인은 거리 위로 나선다.
이러한 폐지 수거인에 활동을 단순 동정에 대상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 그러나 밸런스네트워크와 서울대학교 끌림은 폐지 수거를 노동으로 경제적인 활동가치로 인식했다.
밸런스네트워크 엄백용CEO는 한 겨울 폐지 수거인과의 만남을 통해 재활용자원 산업을 시작하게 됐다. 사업시작부터 폐지수거인에 대한 노동에 가치를 인식했다. 또한 폐지수거인이 정당한 노동에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초창기 재생 펄프 원료 수출을 통해 국제폐지 단가 수준만큼 국내폐지 단가를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끌림(cclim)은 폐지수거인을 위한 경량화된 폐지수거용 손수레를 제작하고 그 손수레에 광고판을 부착하여 이로 발생하는 광고수익에 일부를 손수레를 끄는 폐지 수거인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는 밸런스네트워크와 서울대학교 끌림은 지난 6월30일 서울대학교 교내에서 밸런스네트워크 후원으로 폐지 수거인을 공동지원하는 내용에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식 체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손수레 광고 사업이 진행됐다. 손수레 광고 사업을 진행하며 별도로 폐지수거인을 위한 겨울나기 안전방한복 전달식을 추진하게 됐다.
밸런스네트워크 일원과 서울대학교 끌림은 직접 폐지수거인이 입게 될 안전방한복을 고안하여 제작했다. 단순 방한효과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교통안전에 취약한 폐지수거인을 위해 방한복 등판에는 빛에 반사가 되는 문구를 삽입해 폐지수거인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등판에 삽입된 문구는 “지금, 지상의 자원을 캐고 있습니다” 라는 글귀로 폐지 수거인들이 단순 쓰다 버린 폐종이를 줍는 것이 아닌 종이를 새롭게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활용 종이원료를 회수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시 재생 파수꾼인 폐지수거인의 노동활동을 표현한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안전방한복을 전달하기 위해 밸런스네트워크와 끌림은 분주하게 준비하여 전달식을 추진했다.
11월 한달 동안 서울과 수도권 지역 17개 고물상을 중심으로 약 400명의 폐지수거인이 안전방한복을 전달받아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안전방한복 전달식에 함께한 엄백용CEO는 꾸준한 관심을 갖고 밸런스네트워크와 끌림이 함께 폐지수거인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