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 근간…문빠는 지금 그것을 위협하고 있다”
서민 단국대 교수. 출처=서민 교수 블로그
온․오프라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서민 교수의 블로그 게재 글은 지난 15일 벌어진 중국 현지 경호원들의 국내 기자단 폭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우선 이 사건에 대해 참여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한국 기자단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맞은 것은 정당방위’란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이것이 논란이 됐다. 조 교수는 여론의 역풍 뒤 사실 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사과의 입장을 밝힌바 있다.
서 교수는 자신의 글을 통해 이번 일련의 사건을 두고 우선 조기숙 교수의 행태를 비꼬았다. 조 씨 중에는 중국의 후손들이 꽤 있고, 그렇기 때문에 조 교수가 앞서의 사건을 중립적으로 보기 어려웠다는 내용이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런 조 교수에 동조하는 ‘문빠’들을 본격적으로 과감히 비판했다. 그는 “문빠들은 도대체 왜 우리나라 기자의 폭행에 즐거워하는 것일까”라며 “문빠들의 정신에 병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빠들은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싶은 기사만 있으면 우르르 달려가 욕을 해댔다”라며 문빠들의 언론에 대한 행태를 비판했다. 같은 여당 정치인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을 두고 공격하는 문빠들의 행태도 지적했다.
오랜 방송 경력과 활발한 강의 및 저술 활동으로 유명한 서민 교수이기에 파장은 만만찮았다. 조기숙 교수는 서 교수의 글 게재 직후 “저를 인용한 기사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법률가와 상담하니 문빠는 정신병자라는 주장도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 논란에 대한 서 교수와의 일문일답.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나도 들었다. 고소 얘기도 나오더라. 고소하면 나는 너무 좋다. (이번 일과 관련해) 제대로 진단을 받아볼 수 있지 않겠나.”
―최근 그 극단성 때문에 ‘문빠’와 ‘일베’가 비교되기도 한다.
“난 일베도 나쁘다고 본다. 전라도와 여성과 같이 약자를 공격한다. 파렴치하다. 특히 세월호에 대한 그들의 공격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함께하기 어려운 집단이다. 그런데 일베들은 사회적 지탄 때문인지 (본인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숨어서 활동한다. 그런데 문빠들은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본인들의 행동을) ‘정의’라 생각하고 활동한다.”
이어 서민 교수는 차분하게 자신의 주장에 대한 예를 들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그렇다. (문 대통령과 같은 정당 후보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 같은 분들도 훌륭하다. 그런데 문빠들은 그들을 공격한다. 기가 막히더라. 지금도 그들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문 대통령을 안 좋게 만들고 있다. 너무 과하다. 되레 문 대통령이 싫어지는 안 좋은 결과를 야기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들에게 ‘적당히 하라’고 했으면 한다.”
―‘문빠’들의 행동에 침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문빠는 지금 그것을 위협하고 있는 세력 아닌가. 그것을 가지고 가만히 침묵한다? 그것은 문제가 있다. 여기에 대해선 문 대통령께서 말씀하셔야 한다.”
―글에서 언급한 중국 마오쩌둥의 홍위병 시절과 사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다르지 않나. 그런데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는가.
“그 친구들은 과거에 비해 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판단을 스스로 할지를 모른다. 남들이 그러면 ‘그런가보다’ 식이다. 우르르 몰려간다. 제가 문빠들이 활동하는 사이트들을 돌아다녀 본다. 예를 들어 안희정 지사가 무슨 말을 하면 조리돌림한다. 별 말도 아니고 나쁜 말도 아닌데. 이게 왜 잘못된 말이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만약 그런 말을 하면 그 사람은 적폐가 된다. 이런 일들이 날마다 벌어진다. 이런 친구들이 ‘정의’를 참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빠들은 서 교수를 ‘박사모’라고 공격한다.
“그 증거가 11년 전 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칼럼이다. 그런데 난 그 뒤에도 수없이 많은 칼럼을 썼다. 그 중에는 ‘박근혜로부터 이순신을 봤다’라는 칼럼도 있다. 그런데 그 칼럼 내용은 내가 박 전 대통령을 완전히 비꼰 내용이다. 그저 제목만 보고 날 몰아세운다. 그저 그들은 ‘문빠를 까는 것은 박사모여야 한다’는 프레임으로 저를 ‘박빠’로 만든다. 심지어 지난 2012년 ‘안철수로의 단일화’를 말한 내 칼럼을 두고도 나를 몰아세운다. 그 칼럼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가 아니다. 안철수는 보수니까 차라리 박근혜와 단일화하라는 거였다. 그런 식이다. 좌표 찍고 우르르 조작한다.”
―조작이라면?
“그들에게 있어서 조작은 당연하다. 오히려 그게 왜 나쁘냐고 얘기한다. 그것부터 안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추후 직접 만나 더 얘기를 나누고 싶다.
“당분간은 어렵다. 다만 다음 주 간단하게 글을 쓸 예정이다. 문빠가 실제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 그들의 행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제가 나름대로 조사한 자료가 있다. 그런 취지로 글을 쓸 예정이다. 지켜봐 달라.”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