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에 속았다” 기부 온정 꽁꽁 얼어붙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피의자 김 양이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모습.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충격적인 살인과 사체 손괴, 더욱 의아한 주범과 공범의 관계
지난 3월 인천에서 고등학교 자퇴생 김 아무개 양(17)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A 양(9)을 유괴 살인한 뒤 사체를 손괴 및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김 양과 살인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훼손된 피해자의 시신을 건네받아 유기한 재수생 박 아무개 양(19)도 살인방조 혐의로 기소돼 채판 과정에서 살인 등으로 죄명이 변경됐다. 1심 재판부는 주범 김 양에게 징역 20년, 박 양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이 양측 모두 국선변호인을 선정했으나 박 양은 이를 취소하고 유명 로펌 소속 변호사,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출신 등 12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현재 김 양 측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자수 및 자백했음에도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입장이다. 박 양 측은 범행 공모를 부인하며 이를 가상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항소심에서 1심보다 더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 씨를 성희롱한 이 씨.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5월, 19대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 씨가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한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남성은 유 씨 어깨에 손을 두르며 유 씨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 혀를 길게 내밀었다.
결국 네티즌들의 제보로 이 아무개 씨(30)가 피의자로 특정됐고 경찰이 이 씨를 체포했다. 마포경찰서는 이 씨를 입건한 뒤 서부지검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12월 중순에서야 사건이 마무리됐다. 최근 검찰은 이 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강제 추행 사건이지만 이 씨가 심각한 조현병 환자임을 감안한 결정이었다는 게 서부지검 측의 설명이다. 이 씨는 최근까지 꾸준히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련회 집단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된 숭의초등학교. 일요신문 DB
[숭의초 수련회 집단폭행 사건] 학폭위 제로 학교 숭의초, 교육부와 행정소송 진행 중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은 숭의초등학교 특별감사 결과 사건 축소, 은폐 정황을 확인했다며 숭의초 교장, 교감, 생활지도부장, 담임교사 등 4명에 대한 중징계(담임 정직, 나머지 해임 권고) 요구 및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숭의초 학교법인인 숭의학원의 재심의 요청, 교육청의 재심의 기각, 그리고 숭의초의 교육청 상대 행정소송이 이어졌다. 행정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런데 직위해제 상태이던 숭의초 교원 4명은 11월 1일자로 복직했으며 가해학생으로 지목됐던 배우 윤손하의 아들 A 군도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이 공개한 ‘2016년~2017년 숭의초 학교폭력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학생 비율이 전국 학폭 설문조사 평균의 서너 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서울교육청 감사에 따르면 숭의초는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학폭위 심의를 개최한 바 없다고 한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오자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요신문DB
[공관병 갑질 의혹 사건] 무혐의 처분 군 검찰 수사기록 넘겨받은 검찰, 재수사하나?
지난 7월 박찬주 전 육군 대장과 부인이 공관병에게 전자 팔찌를 채우고 골프공 줍기, 공관 내 텃밭 관리 등을 시켰다는 ‘공관병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군 검찰은 조사 결과 공관병을 사적으로 이용한 측면은 있지만 직권남용죄는 아니라며 갑질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장이 뇌물 및 향응을 받아 온 정황이 포착된 것. 결국 박 전 대장은 뇌물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2월 13일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 박 전 대장이 낸 ‘재판권 쟁의에 대한 재정신청’ 사건에서 “군사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재판권이 없다”고 결정했다. 군을 전역해 민간인이 된 만큼 재판권도 민간 법원에 있다는 판단으로 박 전 대장은 군 영창에서 주거지 인근 수원교도소로 이감돼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공소 유지는 수원지검이 맡게 됐는데 검찰은 군 검찰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갑질 혐의 등에 대한 재검토와 보완수사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성 실루엣.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 없음
지난 8월 30대 여교사가 초등학교 6학년 제자와 성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문제의 여교사는 초등생에게 상반신이 노출된 사진 3장을 전송했으며 5월말부터 8월초까지 무려 8차례나 초등학생과 간음했다. 이에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은래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여교사에게 징역 5년, 80시간 성교육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신상공개 등을 선고했다.
현재 이 사건은 2심이 진행 중이다. 1심 판결 이후 검찰이 먼저 항소했고 여교사 역시 변호인을 선임해 항소하면서 사건은 창원지법 원외 재판부로 넘어갔다. 검찰은 사회적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 수사 담당 검사를 그대로 2심 재판까지 끌고 가게 할 예정이다.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상황이 담긴 CCTV 영상 캡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 여중생들, 별도 폭행사건으로 추가 기소
지난 9월 SNS를 통해 공개된 충격적인 피해 학생의 사진이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여러 명의 여중생이 두 차례에 걸쳐 피해 여중생을 집단폭행한 이 사건은 당시 상황이 담긴 CCTV까지 공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현재 이 사건은 공판이 한창 진행 중이다.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주범 2명을 기소했으며 1명은 불구속 기소, 13세 미만인 네 명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보냈다.
기소된 세 여중생의 3차 공판이 12월 21일 진행됐다. 사건을 맡은 임광호 부장판사는 공판 때마다 피의자들에 숙제를 내주고 있는데 2차 공판에선 “3~5년을 복역한다면 교도소 나가서 어떻게 살지 고민해보라”는 숙제를 내줬다.
한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 세 명은 화제가 된 지난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외에도 또 다른 사안으로 추가 기소가 됐다. 검찰을 통해 별도의 폭행사건 2개가 더 적발된 것인데 피의자 3명이 집단으로 폭행을 한 것은 아니고 3명 가운데 1명만 연루된 사건도 있다고 한다.
대표적 가짜 뉴스로 지목된 240번 버스 사건 YTN 방송 화면 캡처.
[240번 버스 사건] 다시 운전대 잡은 버스기사 “잊고 살려고 노력한다”
지난 9월 240번 버스 운전기사가 혼자 내린 4세 아이를 방치한 채 출발, 수차례 문을 열어달라는 엄마의 애원을 무시한 채 욕설까지 내뱉으며 운행을 강행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버스 기사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고 미디어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그렇지만 버스 기사의 딸이 올린 해명 글을 통해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해 CCTV까지 공개되며 ‘240번 버스 사건’은 2017년을 대표하는 가짜 뉴스가 됐다.
해명글을 올린 딸은 당시 결혼식을 앞두고 있기도 해 가족의 상처와 충격은 더욱 컸다. 결국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버스기사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글을 올린 사람이 용서는 안 되지만 고소장을 내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도 많이 배려를 해줘 잊어버리고 살려고 노력한다”는 버스기사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후원금 편취 혐의로 기부 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요신문DB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이영학이 훔친 건 결국 기부함에 담긴 온정
지난 9월 30대 남성이 딸 친구를 성폭행한 뒤 살인하고 딸과 함께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바로 희귀 유전병 거대백악종 환자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과 그의 딸이다. 현재 이영학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선 검찰 기소가 이뤄져 공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이어가며 곧 보험사기, 후원금 편취, 아내 성매매 강요 및 폭행 등의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법정에서 이영학은 혐의 내용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환각제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선 “무기징역만은 피하게 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 과정을 보면 이영학은 정신감정 등을 통해 감형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눌한 말투와 비정상적인 발언 등으로 볼 때 이영학이 평범해 보이진 않는다는 게 수사 담당 경찰과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정에서도 그런 모습이 엿보인다고. 그렇지만 검찰은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을 만한 수준까진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영학의 후원금 편취 혐의는 기부포비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올해 사랑의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는 예년에 비해 더디며 이영학 사건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주한 김 아무개(오른쪽) 씨가 과거에 있었던 절도 혐의로 체포돼 노스쇼어지방법원에 출두해 있다. 연합뉴스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국민참여재판 신청한 살인범 아내 “남편에게 속았다”
지난 10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살해당하고 그 남편까지 강원도 횡성의 한 콘도 주차장 내 차량 트렁크에서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50대 여성의 아들 김 아무개 씨(35)로 친모와 이부동생, 그리고 계부까지 살해한 직후 친모 계좌에서 1억 1800여만 원을 인출해서 뉴질랜드로 도주했다.
김 씨가 뉴질랜드에서 과거 절도혐의로 체포되면서 아내 정 아무개 씨(32)는 귀국,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수원지검 형사3부는 정 씨를 존속살인 및 살인 공모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씨는 한국 송환에 동의한 상태로 뉴질랜드 법무부 장관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정 씨는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앞에서 기자들에게 120자의 쪽지를 남기고 수원지검으로 송치됐는데 쪽지는 ‘남편한테 속았을 뿐 자신은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씨는 변호인을 통해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장인이자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 윤 아무개 씨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허 아무개 씨. 연합뉴스
지난 10월 경기도 양평의 전원주택 주차장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장인이자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 윤 아무개 씨(68)가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그날 오후 경찰은 용의자 허 아무개 씨(41)를 체포했고 검찰은 11월 22일 허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12월 14일 첫 공판에서 허 씨 측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는 이후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재판부가 있는 수원지법에서 맡는다.
검거 당시 살해 혐의를 인정했던 허 씨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혐의 부인으로 진술을 바꿨다. 허 씨의 이 같은 판단 배경에는 ‘핵심 증거 인멸’이 있다는 게 경찰과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 범행을 입증할 핵심 증거인 흉기를 찌르는 장면이 담긴 CCTV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모두 허 씨가 버려서 검찰이 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은 체포 당시 허 씨의 옷 등에 묻어 있던 윤 씨의 DNA, 허 씨가 사전에 강도를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점 등 제반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범행을 밝혀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요신문 사회부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