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성완종 게이트 연루’ 대법원 무죄 판결로 족쇄를 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내년 지방선거 한국당 내 출마 후보들의 줄서기 러시가 본격 예고될 전망인 가운데,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과 홍 대표 간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홍 대표는 최근 권 시장이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전략공천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반면, 권 시장은 “경선 준비가 다 돼 있다”며, “홍 대표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흘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권 시장은 지난 22일 시청 기자실을 방문, “일부 언론에서 내가 홍 대표에게 전략공천을 해 달라는 것으로 나왔는데, 홍 대표 얘기대로 공천을 2월 말까지 할려면 빨리 공정한 공천 원칙과 룰을 정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표가 지금 여기저기 다니며 누구는 안된다 누구는 경선이다 하며 술 좌석이나 식사 자리에서 여담 삼아 권 시장이 전략공천을 요구하고 있다”며 말을 흘리는 것은 당에 분란만 일으키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쓴소리 한번 했더니 대표가 왜곡시켜 말한다”며, “나는 경선론자고 준비도 다 돼 있기 때문에 경선으로 가야되면 가는 거고 그걸 피하겠냐?”면서, 홍 대표에 ‘기생(寄生, 전략공천)’하지 않고 ‘자생(自生 경선)’ 하겠다며 맞받았다.
이같이 권 시장이 홍 대표와 파열음을 낸건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 모임과의 정책토론에서 권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동시 개헌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며 홍 대표와 각을 세웠다. 홍 대표는 “(당 방침도 아닌데) 대구시장 선거나 잘하지 왜 관심을 가지냐”며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지난 8월 여름 때만 해도 권 시장은 홍 대표의 전국 투어 형식의 ‘대구·경북 토크콘서트’에 해외 출장도 하루 미루면서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살뜰히 챙기며 돈독한 관계를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권 시장과 홍 대표와의 소통에 문제가 생기며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는 건 권 시장의 주장대로 홍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서이기도 하지만, 서병수 부산시장과 함께 각종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홍 대표의 경고성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 광역단체장들을 겨냥 “당 지지율 보다 후보 개인 지지율이 낮으면 공천을 배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는 “울산은 걱정되지 않는데 부산이 걱정이다”며, “부산시장이 좀 더 잘해 줬으면 좋겠다 ”고 지적하고, “부산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고 대안이 있다“며 우회 경고하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달 8일 발표한 10월 광역자치단체 긍정평가에서 대구시는 34.3%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5위를 차지했고, 부산은 17위로 꼴찌를 기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이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영남권 중 특히 대구·경북이 가장 높았던 것도 홍 대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성완종 게이트 연루’ 대법원 무죄 판결로 친홍 체제가 강화된 가운데 내년 대구시장 출마 후보군 간의 온도차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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