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 사이트와 피인수 계약 논의했지만 불발”
빗썸 측 흐름을 잘 아는 핵심 관계자는 8일 저녁 “조금 전까지 한 대형 포털 사이트 측과 빗썸 거래소 지분을 넘기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지만, 결국 가격 차이 등으로 인해 계약으로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 투자자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제공하는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ilyo.co.kr
국내 최대 규모의 거래소인 빗썸이 하루 평균 버는 수수료는 36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연간으로 확산했을 때는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대형 증권사 1년 영업 이익에 달하는 규모다.
당연히 인수가액은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게임업체 넥슨은 지주사 엔엑스씨(NXC)를 통해 국내 4위권에 해당하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지분 65.19%를 913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빗썸은 코빗보다 거래 규모가 훨씬 크고, 해외를 망라해도 손가락 안에 드는 거래량을 기록하는 거래소이기 때문에 인수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빗썸 지분 구조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엑스씨피와 코스닥상장사 비덴트, 옴니텔 등이 주요 주주인데, 이들 회사는 모두 김재욱 씨 소유다. 때문에 빗썸 역시 김 씨 소유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빗썸 관계자들의 설명.
김 씨는 얼마 전까지 빗썸 대표로 역임하다가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전수영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대표로 영입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최근 대형 포털 사이트 측과 M&A 거래 시도가 포착되면서 이를 위한 인재 영입이 아니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빗썸 거래소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금 세탁, 사기, 유사 수신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은행들이 제공하는 가상 계좌 서비스를 중단키로 하는 등 금융당국은 강도 높은 규제 의지를 천명했다. 공정위원회는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에 대한 현장 감사를 이미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거래소 규제의 첫 표적이 빗썸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던 상황. 실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일들과 관련해 “그동안의 해킹사고, 전산사고로 인한 거래중단이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수준”이라고 발언하며, 거래 중단 사고가 발생했던 빗썸을 겨냥해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빗썸 거래소 매각설에 대해 빗썸 홍보팀 관계자는 “실무선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