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농요의 특징과 지역성이 담긴 자채농악 복원 나서
이천 자채농요,농악 시연및 전승방안 토론회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경기 이천시가 고유한 지역성을 담은 몸짓과 가락들을 전승하기 위해 이천 농요, 농악 복원사업에 나섰다.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은 최근 얼음골에 위치한 소극장 공간다락에서 ‘이천 자채농요, 농악시연 및 전승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이천지역에 전해져 내려온 농악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사업수행 방향등을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변진섭(무형문화재 경기도 도당굿 전수교육조교)박사는 “경기도에 농악이 존재했고 현재도 전승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단절과 약화의 시기를 지나 복원과 융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나름대로 판단이 된다. 과거는 주로 농업을 기반으로 한 두레, 당제, 마당밟이, 판 굿이 더불어 융성 했다면, 현재는 판 굿이 중심이 된 농악이 꽃을 피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가 다르고 사회구조가 바뀌었다. 이 시대와 사회에는 과거 농악과 같은 것이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일의 고통을 덜어주고 능률을 올리는, 공동체 내의 나쁜 존재를 쫓고 서로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모두가 함께 힘을 쓸 때 과연 무엇이 이끌고 있는지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농악은 과거의 유물이고 현재의 어떤 무엇보다 격이 낮다고 할 수 있는가? 때문에 농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모양이 지금과 이물지지 않게 어울리도록 바뀌어야 하며, 그렇게 되면 무척 유용하리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천 풍물놀이(이천 쌀문화축제) 공연
‘이천 풍물놀이 복원보고’를 발표한 박연하(이천거북놀이) 사무국장은 이천지역 풍물놀이 어르신들의 고증을 통한 농악을 시연하며 “ 이천의 풍물은 농업적 사회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 문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곳곳에 마을 단위로 형성된 각종 제의나 세시풍속, 민속놀이가 전승돼 왔다. 그것들 대부분이 민속적 양식을 띠고 있으면서도 이천만의 독특한 특징과 지역성이 담긴 고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전통과 민속을 보존, 전승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지역문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민속예술의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문을 듣고 마을을 방문해 지역의 원로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옛날 일하며 불렀던 농요와 마을 행사 때 했던 풍물놀이 등을 여쭤보고 기록하며 그들의 가락과 몸짓들을 배우고 수정, 보완해서 이천 지역 색깔을 가진 농악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천농요 조사 자료의 검토와 활용’을 발표한 이석진(국악작곡가, 이스터녹스)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만의 자산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하고 “1996년부터 이천 10여개 지역을 순회하며 250여 개의 오랜 삶이 축적된 채록음원을 140여 시간에 걸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이천의 농요는 후렴구가 마을마다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세련된 소리가 아니라 생활에서 들어오던 소리였다”고 설명하고 “전체 농요음원 내용을 총 정리하고 선별기준에 의한 분류와 선정을 거쳐 농요 가사 및 선율 채보 후 악보화 작업으로 복원을 시도하고 예술성을 발견해 재창조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열린 지정토론에서는 이인수(전 월전미술관)사무국장, 김영은(서울예술대학교 국악과) 강사, 시지은(경기대학교) 강사가 참여해 이천 농요만의 지역성, 특이성, 독창성, 예술성 발굴과 발전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전문화 되지 않는 소리를 통속 민요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의 가능성’과 ‘이천을 대표할 수 있는 퍼포먼스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현대문명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콘텐츠 개발’, ‘사라지지 않게 보존 또는 보급할 방법’, ‘노동체험과 같은 소리체험 사업화 가능성’, ‘지역예술가들의 내적소화와 재해석 시간 필요’ 등의 고민거리를 제시했다.
조명호 이천문화원장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전통을 찾아내고 복원해 계승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사업”이라며 “이천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로서 문화민족의 자긍심을 후손들에게 남겨줄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이천만의 특징을 살려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각 읍,면 별로 지도자를 양성하고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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