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일요신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이 이번 주에 국내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긴다. 지난해 4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과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전신인 롯데지주는 이미 롯데월드타워로 사무실을 옮겼다. 이로써 상징적-실제적으로 롯데그룹의 ‘소공동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잠실 시대’가 시작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오는 16~17일 쯤에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49층으로 이주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날짜는 한정후견인 쪽에서 확정할 것으로 안다”고 14일 밝혔다.
당초 롯데는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롯데월드타워 108~114층에 위치한 최고급 오피스텔인 ‘프리미어7’의 최상층인 114층에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인테리어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거주지를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바꿨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측이 신 총괄회장의 새 거주지 지정을 롯데월드타워로 요청하자 서울가정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4)이 법원의 결정에 항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달 2일 신 전 부회장의 항고를 기각, 신 총괄회장의 롯데월드타워 이주가 확정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을 축하하고 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은 지난 1978년 3월 중구 소공동 롯데빌딩 26층에 롯데그룹 운영본부를 발족하며 소공동 시대를 열었다. 이후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거주하며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결국 40년 만에 거주지와 집무실을 잠실로 옮기며, 소공동 시대의 막을 내렸다. 일각에선 정후견인의 주장에 따른 결정을 법원이 받아들여진 신 총괄회장의 이주가 단순히 주거지 이전이 아닌 총수의 쓸쓸한 퇴장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가 형제의 난을 치르는 동안 사실상 권력승계가 신동빈 회장에게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