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특한 절 구인사(위)와 남한강 래프팅객들. | ||
동해안도, 서해안도 아닌 내륙 한가운데 있어 교통이 비교적 불편한 곳이었지만 중앙고속도로가 완성된 후로는 서울에서도 3시간 정도면 간단히 닿을 수 있게 돼 이제는 휴일 숙소를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남쪽으로 월악산과 동쪽으로 소백산, 동북쪽으로는 충주호를 끼고 있는 데다 단양 그 자체만으로도 익히 알려진 명승지가 많아 모처럼 나들이에 아쉬울 게 없다.
단양8경으로 유명한 단양에는 관광객을 위한 패러글라이딩과 래프팅, 스파시설까지 마련돼 있어 폼나고도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웰빙족’들에게도 찾을 만한 곳이 됐다.
[구인사]
단양에서 영월로 가는 길목에 구인사 가는 길이 있다. 산속으로 난 2차선 도로는 깊은 숲을 몇 굽이나 지나도 끝이 나오질 않다가 거의 ‘산채’라도 나올 법하다 싶은 순간 주차장이 나타난다. 바로 구인사 입구다. 여기서부터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걷는 것이 좋다면 그냥 걸어올라가도 되지만 앞으로 온달산성을 걸어오르려면 아직은 기운을 아껴두는 게 좋을 듯하다. 오르는 길목에는 잘 익은 산머루와 보기 드문 능이버섯과 옥수수를 파는 할머니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칼국수와 순두부와 약초 등을 파는 상가가 이어진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산에 있는 큰 절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구인사는 여느 절과는 구조부터가 다르다. 큰 골짜기 하나가 거대한 절집들로 가득차 있어 장관이다. 입구부터가 산성에 오르는 듯한 기분. 한마디로 다른 나라의 고대 사찰을 순례하는 기분이다.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소백산 국망봉을 중심으로 장엄하게 늘어선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연화봉 아래 자리잡았다.
▲ 온달산성 | ||
다소 황량해진 가을의 고원과 드높은 하늘, 남한강 강물이 어우러진 온달산성. 고구려 명장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간직한 옛 성터를 중심으로 지금은 국민관광지가 조성돼 있다. 천천히 걸어 왕복 한 시간 정도의 부담없는 트레킹을 즐길 만하다.
계단을 벗어나면 이내 흙길이다. 들국화와 이름모를 가을 들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길위에 굴러다니는 도토리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몸에 기분좋게 땀이 배일 때쯤 팔각정 전망대가 나타나다. 잠시 숨을 돌리고 몇 분쯤 더 오르면 성곽이 모습을 드러낸다. 납작한 돌로 켜켜이 견고하게 잘도 쌓았다.
온달산성(사적 제264호)은 고구려 평원왕의 부마이자 평강공주의 남편인 온달장군이 신라군과의 전쟁 때 쌓았다고 전해진다. 온달장군이 전사한 뒤 관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곳도 바로 이곳. 성곽은 성산(427m)의 정상을 빙 둘러싸고 있으며 길이는 모두 6백82m.
산성에서는 남한강 물줄기와 겹겹이 다가서는 소백산 줄기 봉우리들과 가을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일년 묵은 체증이 녹아내리는 듯하다. 절벽 위에 올라와 있는 듯 아찔하기도 하다.
산성 오르는 길은 온달국민관광지 주차장에서 시작되지만 산행 채비가 든든하다면 구인사에서 온달산성까지 이어진 산길을 내쳐 걸어도 좋다.
단양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동굴의 도시라 할 만하다. 고수동굴로 시작해서 노동동굴 천동동굴 등 깊이나 길이가 몇km씩 되는 동굴들이 숱하다. 그러나 산행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았다면 온달산성 아래 있는 온달동굴(천연기념물 제261호)을 간략히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온달장군이 수양했다는 전설을 지닌 길이 7백m 정도의 동굴로, 다른 유명 동굴에 비하면 전시장 정도의 규모지만 석회암 동굴 특유의 종유석과 석순들은 고루 맛볼 수 있다.
▲ 온천욕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 | ||
웰빙 여행에 스파(온천)가 빠진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단양읍 상진리에 딱 1년전(2002년 12월1일) 개장한 대명콘도가 지난 여름 개설한 아쿠아월드 스파를 이용하면 된다. 지하 7백50m에서 끌어올리는 천연 암반수를 이용한 탄산천이다. 각종 무기질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과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우나 외에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노천탕 스파수영장 등 다양한 이벤트탕을 갖췄다. 이용료는 1만8천원이며 사우나는 8천원.
한식당 푸드코트 커피숍 단체식당 제과점 호프타운과 PC방 오락실 당구장 노래방 단란주점도 있어 저녁시간을 즐길만하다.
[단양 길라잡이]
단양에서 영월로 가는 길목에는 수량이 풍부한 남한강 래프팅코스가 있다. 예전에 영월 단양 제천 등의 풍류객과 유생들이 모여들어 배를 띄우고 놀았다는 경관좋은 북벽이 하선장소다. 강폭도 넓고 수심은 깊지만 유속이 빠르지 않아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래프팅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단양래프팅(043-423-5600) 등 전문업체들이 북벽에 상주하고 있다.
▲맛집: 단양읍내 대교횟집(043-422-6500)은 올갱이국, 장다리식당(423-3960)은 마늘 돌솥밥, 오학식당(422-3313)은 묵밥이 유명하다. 선착장 앞의 비원(423-0408)은 푸짐한 매운탕과 함께 터주대감 아줌마의 넉넉한 인심을 맛볼 수 있는 매운탕집이다. 온달산성 가는 길 가곡면에는 동자개매운탕으로 소문난 포장마차(422-8065)가 있고 남천계곡 길목 전원카페 성골촌(423-5535)은 황토민박동도 갖췄다.
▲숙박:대명콘도(043-420-8311)를 비롯해 단양관광호텔(423-4231), 그리고 읍내에 여관들이 많다.
이혜숙 여행작가 www.hyesoo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