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BMW 커스텀 바이크 라이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페인에는 300만 대 이상의 바이크가 운행 중이다. (3,079,463대, eurostat, Motorcycles by power of vehicles, 2015) 유럽 연합 내 단일 시장 규모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은 4위 수준이며 우리와 비교하면 100만 대 가까이 많다. (2,161,774대, 이륜차 신고현황 통계, 2015.12) 이 중에 승용으로 주로 이용하는 125cc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약 6만 5천 대. 스페인은 약 17만 5천대로 약 3배수가 차이 난다.
이렇다 보니 만나는 바이크의 수는 물론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스쿠터가 가장 많이 보인다. 스쿠터는 일상을 위한 이동 수단으로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시트 아래에 수납공간이 있어 간단한 짐을 옮기기에 좋다. 불시에 동행자가 생기거나 할 때에도 스쿠터는 거뜬하다. 트렁크에 여분의 헬멧만 있으면 말이다.
올드 베스파와 오너 라이더가 골목 풍경과 잘 어울린다
지금은 환경 규제를 이유로 퇴출되는 추세지만 2스트로크 엔진을 얹은 올드 스쿠터가 특유의 배기음을 내며 연기를 흩뿌리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보다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며, 그 외에도 종종 잘 꾸민 커스텀 바이크나 관리가 잘 된 올드 모델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터바이크 팬들에겐 즐거움이다.
유럽의 수준 높은 운전 문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헬멧과 장갑 등 라이딩 기어를 제대로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도로 위에서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가 공존한다. 바이크로 횡단보도를 가로지르거나 인도를 주행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혹여 인도를 가야 한다면 바이크에서 내려 끌바한다.(바이크를 끌고 간다는 뜻의 라이더 은어)
다양한 바이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길 위의 문화도 함께 볼 수 있어 길을 걷는 동안 도로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중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바이크들의 사진을 찍어 보았다.
BMW R 100 GS. 마치 새것과 같은 상태로 깔끔하게 관리된 모습이 보기 좋다
BMW R100 GS
R100 GS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고려한 설정으로 탄생한 BMW 최초의 듀얼퍼퍼스 R 80 G/S를 잇는 모델이다. BMW가 전개하는 듀얼스포츠 GS 라인업은 독일어로 오프로드를 뜻하는 Gelände와 길을 뜻하는 Straße의 앞 글자를 땄다. 1987년에서 1996년까지 생산되었고 980cc 공랭 박서엔진을 탑재한다.
오프로드 주해을 고려해 머플러를 위로 올려 장착했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프런트 펜더가 길쭉하고 너클 가드나 짧은 프런트 카울 등을 연출했다. 머플러 엔드를 위로 한껏 높여 지상고를 확보한 것이나 일자형 시트로 체중 이동을 고려한 점도 오프로드 사양에 충실하다.
할리데이비슨 스프링거 소프테일
고전적인 완충장치 방식인 스프링거 프런트 서스펜션으로 레트로한 분위기가 강조되는 스프링거 소프테일 커스텀 바이크. 오너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막 색깔 페인팅과 굵은 바느질이 눈길을 끄는 가죽 소재 시트가 눈길을 끈다. 단출한 싱글 헤드라이트와 낮고 널찍하게 연출된 핸들바도 멋스럽다.
할리데이비슨 스프링거 소프테일 커스텀 바이크
야마하 X-MAX 300
야마하의 MAX 시리즈의 허리를 맡고 있다. 맥시 스쿠터 장르로 유럽 시장 대상 모델이었던 X-MAX250을 베이스로 개발되어 월드 와이드 모델로 출시된 이후 쿼터 클래스 구성 대비 합리적인 가격경쟁력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몰이를 했다. 효율을 극대화한 블루코어 엔진이 적용된다.
야마하 X-MAX 300. 월드 와이드 모델로 출시되어 합리적인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바르셀로나 경찰의 야마하 X-MAX 250. 휠 형태로 짐작해보아 2013년 형으로 예상된다. 좁은 골목길에도 임무를 수행하기 쉬워 다양한 크기와 장르의 스쿠터나 매뉴얼 마이크가 경찰용 순찰차로 활용중이다.
현지 도로 사정에 맞춰 다양한 바이크가 경찰용으로 사용된다. 사진은 야마하 X-MAX 250
KTM DUKE 125
현행 모델인 KTM DUKE 125의 모습. 오스트리아 브랜드인 KTM은 최근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시키며 공격적인 패밀리룩을 통일성 있게 연출하고 있다. 듀크 시리즈는 KTM의 네이키드 장르로 1301cc V형 2기통 엔진을 얹은 기함 1290 슈퍼듀크부터 미들급 690 듀크 와 쿼터급 390 듀크 등 각 클래스에 맞춰 다양한 모델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엔트리 클래스 듀크 125로 듀크 시리즈의 디자인 힌트를 적극적으로 투입해 클래스를 상회하는 보디워크가 인상적이다
피아지오 MP3
대형 트라이크 시장을 개척한 모델로 평가받는 피아지오 사의 MP3. 3개의 바퀴로 다양한 노면과 환경에서 안정감을 주고 개성적인 외모로 스타일까지 겸비한 모델이다. 버튼으로 작동하는 틸팅 롤락 기능은 스쿠터가 정차했을 때에 라이더가 땅에 발을 내리지 않아도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경찰용 피아지오 MP3. 스탠드를 내리지 않고도 스스로 서있을 수 있다
베스파 GTS 125
유럽의 스쿠터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베스파가 아닐까.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유럽 전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GTS 시리즈는 베스파를 관통하는 디자인 힌트에 더욱 넓은 무대에서 활약하도록 차체 볼륨감을 강조했다. 윈드스크린과 리어 캐리어 또는 탑박스를 장비하면 간단히 즐기는 근교 투어쯤은 충분하다.
베스파 GTS 125 슈퍼스포츠. 선명한 레드 컬러와 그레이 컬러 데칼이 스포티한 인상을 배가한다. 신설계 iget 엔진이 적용된 버전이다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