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일하게 로또복권 시스템 수출 실적 및 운영 경험 갖춰 경쟁력 높아
윈디플랜은 1월 31일 “필리핀 현지의 대기업 및 은행과 컨소시엄이 구성 돼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컨소시엄 내에서 시스템과 솔루션 공급 및 운영을 맡는다”고 밝혔다. 응찰에 성공할 경우 국산 로또복권 시스템 및 솔루션이 필리핀에 진출하는 것이다.
윈디플랜은 이번 입찰을 위해 필리핀 조달청(PHILGEPS)에 ‘플래티넘 레벨’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공공입찰에 참여할 경우 조달청 등록을 마친 업체만이 정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시스템 조달 가격 3천만 달러 이상은 ‘프리미엄 레벨’ 등급을 받아야만 응찰 할 수 있다. 외국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이 소재한 국가의 ‘주 필리핀 대사관 공증’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지난해 10월 필리핀 복권청(PCSO) 초청으로 Jose Jorge E. Corpuz 복권청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환담을 나눈 (주)윈디플랜 김형주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필리핀 조달청에 따르면 이번 복권 입찰과 관련해 첫 번째 관문인 ‘플래티넘 레벨’에 등록한 우리나라 시스템 및 솔루션 분야 회사는 윈디플랜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윈디플랜은 “필리핀 복권청(PCSO) 사전 설명회 당시 ‘전국온라인복권시스템(NOLS) 구축사업의 응찰 자격으로 복권단말기 1만대 이상 운영 경험 및 로또복권과 넘버스 게임 등을 동시에 판매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로 한정한다’고 못 박아 다른 업체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로또복권을 발행하는 나눔로또의 복권단말기는 7300대다. 윈디플랜은 나눔로또컨소시엄에서 복권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실적과 페루, 몽골 등 해외 실적을 합산해 필리핀 응찰 기준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윈디플랜은 ‘몽골 로또복권시스템 수출(2004년)’ ‘페루 로또복권시스템 수출(2010년)’ ‘케냐 로또복권시스템 수출 계약(2017년)’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로또복권 시스템 수출 실적과 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회사다.
국내에서는 2012년 기획재정부가 발주한 ‘로또복권 솔루션 국산화 사업’에 ‘윈디플랜- LG CNS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해 로또복권 솔루션 국산화를 이뤄냈다. 현재 나눔로또가 운영 중인 로또복권 솔루션이 그 결실이다.
국산화 이전 국내 복권 업계는 국산 솔루션이 없어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며 로또복권 시스템을 운영했다. 윈디플랜이 국산화한 솔루션이 사용되기 전까지 국내 복권업체가 외국에 지불한 로열티는 8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윈디플랜에 따르면 필리핀 로또복권시장은 연 매출 1조원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다. 국내 복권 매출(연 4조원)에 비하면 작은 시장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대만에 이어 두 번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된 것은 20년이 넘어 우리나라(2003년)보다 앞선다.
로또복권 형태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6/45로 알려진 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필리핀은 여러 형태의 로또복권이 판매되고 있다. 복권을 발행 할 수 있는 면허도 전국판매 복권(NOLS. Nationwide Online Lottery System)과 지방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복권(STL. Small Town Lottery)으로 나뉘어져 있다. 때문에 복권판매 시스템 및 솔루션도 회사마다 달라 ‘해킹’에 노출 되는 등 정부의 관리가 힘든 측면이 있다.
이번 필리핀 정부의 로또복권 입찰은 자국 내의 이런 복권 상황을 좀 더 안전하고 쉽게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회사가 난립하고 있는 복권시장을 통합해 투명성을 키우고 세금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필리핀 복권청의 목표라는 것이다.
권성윤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