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동석산 쌍계사. | ||
휴가를 이용해 ‘따뜻한 남쪽’을 가볼 생각이라면 진도 완도 해남 중 어느 한 곳, 혹은 이곳을 연결하여 이동하는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진도는 제주도와 거제도에 이어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큰 섬. 진도대교를 통해 육지와 이어진 진도를 중심으로 2백30여 개 섬이 진도군을 이루고 있다. ‘보배 섬’을 뜻하는 진도에는 섬 전역에 다양한 역사 유적이 산재해 있다.
1. 진도권
진도대교-금골산 토요민속공연관람-운림산방-금갑해수욕장-죽림 조개캐기 체험장-남도 민속전수관-상만 비자나무와 구암사-남도석성-세망 해수욕장-동석산-세방 낙조-용장사, 용장산성-벽파진
진도에는 8경과 3보가 있다. 8경은 명량대첩지인 울돌목해안, 신비의 바닷길, 관매도, 남도석성, 운림산방, 용장산성. 또 보물을 뜻하는 3보는 진돗개, 구기자, 자연산 돌미역을 말한다. 주마간산으로 들르면 하루 코스로도 충분하지만 샅샅히 살피자면 만만치 않다.
진도대교를 건너 읍내에 있는 향토문화회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정기 민속잔치가 열린다. 대를 이어 전해오는 노래 놀이 굿 그림 등 무형의 문화재들의 전통 민속공연이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공개된다.
읍내를 벗어나 첨찰산(485m) 자락에 있는 운림산방은 조선후기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小痴 許鍊)이 말년을 보낸 생가와 화실을 이른다. 한눈에 소치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바로 뒤켠에 진도 쌍계사가 있다. 대웅전과 명부전 요사채 등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사찰로, 1백 년쯤 된 조선 향나무길이 운치있다.
진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금갑-서망으로 이어진다. 이곳을 기점으로 18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해안여행을 즐기는 것은 필수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어촌마을. 해안에 펼쳐진 바다마을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우수영 국민관광지-우항리 공룡자연사 유적지-대둔사-설아다원-미황사-허준 촬영지 바닷가-송호리-땅끝 갈두항-사구미 해수욕장-남성 바닷가
▲ 진도 남도 석성. | ||
삼별초 대몽 항쟁지로 유명한 남도석성을 들러보고 서망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어족자원이 풍부해 바다 낚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해질 무렵이면 ‘세방낙조길’을 찾아야 한다. 낙조 전망대로 가는 길 바다쪽으로 옹기종기 2백30여 개의 섬들이 떠있다. 손가락섬 발가락섬 사자섬 등 기묘한 섬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삼별초가 사용했던 용장사에는 삼존석불이 모셔져 있다. 벽파진은 본래 국방상 중요지역의 하나였던 진도의 관문에 해당하는 곳. 임진왜란, 정유재란 때에는 수군영을 두었으며 이순신 전첩비가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에서 영산호 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를 지나 77번 국도를 탄다.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18번 국도 이용. 구도로를 타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별미 & 숙박: 진도대교 부근 장원각횟집(061-542-6464)은 운치있고 깔끔한 통나무집. 읍내 복지회관식당(544-4570)은 5천원으로 푸짐한 쌈밥을 맛볼 수 있는 곳. 진도 별미로 간재미 요리와 홍주를 꼽는다. 사랑방식당(544-4117)은 진도군청에서 소개하는 집이고 옥천횟집(543-5664)은 소문났지만 가격이 좀 높다. 화가 이상은씨가 상만리 폐교를 개조해 만든 ‘나절로 미술관’(011-9457-8841)은 민박도 제공한다. 읍내에 호텔과 여관들이 있다.
2. 해남권
진도대교를 경계로 진도군과 해남군이 갈린다. 다리를 건너면 우측으로 우수영 관광지(해남군 문내면 학동)를 만나게 된다.
명량해전의 대첩지인 울돌목과 명량해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기념물이 전시되어 있다. 곳곳에 충무공의 전적지가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울돌목은 충무공이 단 12척의 배로 척의 적선을 격파, 세계 전사에 기록된 격전지다.
이곳에서 해남읍내로 달려오다 보면 우항리 공룡자연사 유적지를 만나게 된다. 2002년 가을 개관한 전시관은 늪지 위에 3동이 서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40여 분은 돌아봐야 탐사가 끝난다.
옆으로는 켜켜이 세월의 흔적을 담은 퇴적암층 절벽이 이어진다. 1∼4m 높이의 절벽은 병온리에서부터 서쪽으로 우항, 신성, 매산리까지 5km 남짓 펼쳐진다.
녹우당, 대둔사 등 유명 여행지를 거쳐 찾아가는 곳이 미황사(해남군 송지면 서정리)다. 달마산 자락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절집, 미황사까지 올라가는 길목의 울창한 숲 그늘이 장관이다.
▲ 해남-허준촬영지. | ||
조금 더 가면 수심이 완만한 이 지역 최대의 송호해수욕장이 있다. 야영이 가능하며 민박도 많다. 멀지 않은 곳에 2001년 새롭게 단장한 땅끝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밑 횟집 단지로 내려오면 갈두항. 고산 윤선도 유적지인 보길도 등 인근 섬이 배로 연계된다.
완도방면으로 나오면 사구미 해수욕장(송지면 통호리 사구리)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이 아니고서는 너무나 한적한 곳. 계속해서 크고 작은 해변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 한 군데가 남성 해변이다. 굵은 돌이 특징인 한적한 어촌마을. 해수욕보다는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가는 길: 진도대교를 건너면 우수영. 이내 77번 지방도 따라 해남으로 들어오면 우황리-해남읍에서 대둔사 들렀다가 완도 방면 13번 국도 이용. 월송리, 서정리 거치면 미황사 가는 시멘트 길이다. 미황사에서 송지로 나오면 77번 국도와 만나게 된다.
▲별미 & 숙박: 해남읍내 천일식당(061-536-4001, 떡갈비), 용궁해물탕(535-5161) 천변식당(536-2649, 추어탕 짱뚱어탕), 해남시장식당(536-3812)이 지역에서 유명하다. 남성바닷가횟집(533-8551)은 가족 모두가 어부다. 시설은 미흡하나 자연산 회가 있다. 두륜산 동쪽 산 너머 설아다원(533-3083, firsttea.com)은 차밭을 갖춘 산중민박집. 다도, 다례를 배우고 남도문화 장고 풍물이나 민요도 배울 수 있다. 토말하우스(535-5959)는 숙박과 함께 전복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 해남 생태기행은 박종삼 교사(011-616-9152)에게 신청하면 된다.
3. 완도권
완도군 역시 연륙교를 통해 뭍과 연결된 완도를 중심으로 한 섬지역이다. 완도대교를 건너 군외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서남쪽을 향하는 것이 완도 여행의 시작이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이미 볼거리가 충분하다. 군외면 대문리 상황봉과 백운봉(600m) 자락에 자리잡아 시원한 물줄기가 수목원 사이를 흐른다. 도유림에 조성되고 있는 이 난대성 수목원에는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등의 천연 상록활엽수림이 자생하고 있으며, 난대성 희귀식물인 사철난, 금새우난, 약난초 등 7백여 종이 피고 있다. (061-552-1544)
수목원을 지나 화흥포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갈문리 부근에서는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바다 다슬기를 잡는다. 남해안이라 조개가 흔치 않다.
계속 해안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면 ‘전망좋은 곳’이라는 팻말이 있다. 잠시 고갯길에 멈춰서서 바다쪽을 내려다 보자. 대신리 소세포구에는 장보고의 일대기를 다루는 드라마 ‘해신’의 대형 촬영 세트장이 내려다 보인다.
완도여행의 백미는 정도리 구계등이다. 모래 대신 굵고 둥근 색색깔의 자갈(몽돌)이 해안을 장식하고 있다. 뒤쪽에 40여 종의 상록수림 산책로가 있다.
해상왕 장보고의 숨결이 살아 있는 청해진 유적지(사적 308호)는 완도읍에서 2백 리 길인 장좌리라는 곳에 있다. 1천2백 년 전 동남아까지 해상권을 장악하고 왜, 당나라에 위엄을 떨친 장보고의 본영이 있던 장도에 청해진의 당대 모습이 재현돼 있다.
완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완도군에 속해 있는 보길도다. 화흥포에서 배가 하루에 7회 정도 운항한다. 섬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3∼4시간이면 충분히 들러볼 수 있다. 고산 윤선도의 적거 유적과 예송리해수욕장이 포인트. 우암 송시열의 글쒼바위(백도리소재)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 하나다.
끝으로 땅끝 전망대에서 일몰을 바라봐야 한다. 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보인다.
▲가는 길: 완도대교-77번 지방도-수목원-갈문리 다슬기 줍기-소세포-어촌 민속전시관-화흥포항 낙조-정도리 구계등-완도읍내에서 13번 국도 이용해 8km정도 해남 방면으로 올라가면 청해진 유적지.
▲별미 & 숙박: 완도항의 활선어 위판장에서 싱싱한 횟거리를 싼 값에 즐길 수 있다. 보길도의 청별항 주변에 새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바위섬 횟집민박(061-555-5612)은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으며 깔끔한 민박도 가능하다. 이 지역 특산물은 전복, 다시마와 보옥리의 멸치, 멸치젓 등을 꼽을 수 있다. 멸치구입은 보길도 특산품(554-1602)에 문의. 완도 구계등 산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산호모텔(552-4004)을 추천할 만하다. 깨끗하고 분위기 좋고 친절하며 음식도 괜찮다. 완도 읍내에 훼미리찜질방(554-521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