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7일 구속”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
[일요신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7)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검찰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 관리를 도운 것으로 보고 부영 전 직원인 박 아무개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중근 부영 회장이 남양주 부영아파트 5500세대에 대한 노임대장 허위 작성 등으로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6일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을 관리해 온 박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영의 전 경리과장인 박 씨는 비자금을 관리하던 중 일부를 유용해 퇴사한 뒤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부영그룹 측을 수차례 협박해 5억 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법조계와 부영 전 임원 등 관계자에 따르면 박 씨는 2000년도 후반까지 부영에 근무했으며, 남양주 부영아파트단지 5500세대 경리로 파견됐다. 이 과정에서 10억 가량의 회삿돈 등을 횡령하고 자신의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자신의 사업을 하다 사업부진으로 자금이 필요해 부영으로부터 2010년부터 2011년까지 5억 원을 공갈협박으로 받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옛 원진레이온 공장부지(9만 700여 평)에 5500여 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주)부영과 (주)광영토건 등 4개 건설회사가 1998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당시 수도권 동부지역 단일규모 최대공사였다.
이중근 부영 회장의 수사가 비자금 조성 희혹 수사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씨가 가진 부영 측의 약점이 아파트단지 공사에 쓰인 노임대장으로 보고 있다. 5500세대 대단지 규모 공사 현장의 허위 노임 등으로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란 중론이다.
검찰은 이같은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 출처와 함께 그렇게 만든 비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이중근 부영 회장 수사가 비자금 조성 의혹수사에서 정치자금 의혹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편, 이중근 회장은 지난 2004년에 이어 14년 만에 또다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오전부터 이중근 회장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이 회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주요 혐의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7일 발부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