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중근 회장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이중근 회장은 ‘회사가 법을 지켰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 계속 유지하느냐’ ‘횡령금 반환은 계속 안할 것인가’ 등 이어진 물음에도 이중근 회장은 “법을 지켰을 거다”고 자신이 무고함을 피력했다.
권순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이중근 회장의 측근인 부영그룹 이 아무개 고문과 이 아무개 전무에 대해서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회장을 포함한 이들의 구속여부는 6일 밤에서 7일 새벽쯤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 2일 이 회장을 비롯한 부영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게 특가법상 횡령·배임과 조세포탈, 공정거래법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위반 등 5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두 차례 소환조사에 불응한 이중근 회장은 결국 지난 1월 31일부터 연이틀 피의자로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근 회장에 대한 수사는 부영그룹이 수년간 수십억 원대 탈세를 저질렀다는 국세청의 고발로 본격화됐다.
이 회장은 부인 명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 원대 ‘통행세’를 챙기고, 이를 비자금 조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계열사에 친인척을 임원으로 올려 급여 및 상여금 등을 빼돌리거나, 특수관계사 지분현황을 차명으로 허위신고해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고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 등으로 공정거래·조세 규제를 피해간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부영이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등 분양가를 부풀려 책정해 입주자를 상대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한 이중근 회장은 횡령한 돈을 회사에 반환하지 않고 재판부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회삿돈 27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러자 이 회장은 부영 주식 240만 주와 188억 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회사에 돌려주겠다고 밝혀 재판부가 이를 감안해 집행유예로 풀어줬는데, 이 회장이 이를 변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