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육동일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과 행정대학원장 및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을 지낸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대전발전연구원장으로 대전시정의 두뇌 역할을 했고, 국가의 지방자치 전문위원으로 오랫동안 활약해 명실상부한 지방자치 전문가라는데 이견이 별로 없다.
지방자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륜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 지방선거까지 소속 정당의 공천 혹은 경선이라는 정치적인 1차 관문을 넘지 못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권력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통성을 지키고 지방자치를 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대전시장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육동일 교수에게 어떻게 대전을 새롭게 만들 구상인지를 들어본다.
- 먼저 시민들의 심장이 다시 뛰는 ‘심쿵대전’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대전엑스포 2023’ 유치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대전시민들이 다시 한번 하나 되는 발전의 계기를 만들고자 대전엑스포 2023 유치를 추진하겠습니다.
대전 엑스포는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 조성으로 인한 성과물을 전시하는 장으로서늬 효과뿐 아니라 안산 국방산업단지와 함께 유성구 대동과 탄동 산업단지를 4차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중앙과 지방정부, 지역대학과 기업이 협력하는 지역 거버넌스 체게로 재정립시켜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시민의 소득 증대, 대전형 창의 융합인재 육성 및 지역대학 발전 등 지역발전과 반드시 연계시킬 것입니다.”
- 출마 선언 당시 대전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하셨는데.
“국가 전체도 어렵지만 대전의 위기는 더욱 심각합니다.
대전의 대학을 나온 대학생들의 태반은 백수가 돼 힘들어하고 있는데 지난달 실업률이 9.9%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15%대가 무너졌습니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N포세대, 조국을 헬조선이라고 좌절하는 상황에서는 대전은 물론 국가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대전에서 지금 자영업자들은 장기 불황으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임대료와 재료비의 상승에다가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중돼 벼랑 끝으로 몰리고, 노년세대는 젊은이들의 존경과 대접은 고사하고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고, 자유한국당에 뼈저린 반성과 함께 깊은 성찰과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특히 쇠퇴하고 있는 대전을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여와 야, 영남과 호남의 출신지역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 대전발전의 동력이 쇠퇴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대전은 자기부상열차, 로봇랜드,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국책사업 유치에 계속 실패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고 원도심 공동화, 엑스포 과학공원 방치, 도시철도 건설과 유성복합터미널 등의 현안문제를 놓고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도시 재도약의 골든 타임을 다 놓치고 말았습니다.
대전은 제2의 수도이며 중부권의 거점도시라며 마냥 잘나가고 있는 줄 알았지만, 2000년대 들어와서 대전 발전의 심장이 멈춰버렸습니다.
대책도 없이 충남도청이 이전했고, 서대전역의 붕괴도 대전의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호남고속철도 노선 계획 당시 선견지명이 있는 지역의 행정책임자들은 대전에 인접한 박정자에 대전-공주 역사를 확정하려 했지만 당시 계룡산의 정기를 훼손한다는 일부 시민단체 등의 극렬한 반대에 무산됐습니다.
결국 지금 고속철 역사 중 가장 승객이 없는 역을 충남에 만들었고, 서대전역을 거쳐 가던 호남선 열차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이미 10년전부터 대전의 쇠퇴 위기를 예견하고 대비를 촉구했음에도 대전의 정치와 행정을 책임진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육동일 교수
- 대전과 세종, 대전과 옥천 및 금산의 통합을 제시했는데.
“세종시의 정착은 대전에 발전의 기회보다 지역의 인구와 경제력을 빨아가는. 블랙홀 현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점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전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 증가를 자랑하던 유성구도 작년 말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구정 홍보와 축제에 치중한 결과는 이제 참담한 쇠퇴의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전시와 세종시는 궁극적인 대-세통합시를 목표로 함께 초광역 상생전략을 실행하고, 금산·옥천과도 통합을 목표로 지역경제 교통 교육 환경 등 상생 발전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지하철 2호선도 지금의 좁은 시야로, 대전만으로 한정해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최소한 세종과 인접한 시군 주민들의 편익까지를 고려한 초광역권 운행을 준비해야 합니다.”
- 대전의 쇠퇴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대전의 쇠퇴 위기와 비상상황을 극복할 가장 큰 원동력은 시민들의 용기와 새 시대의 질서를 만들어낼 새로운 리더의 지혜입니다.
지역발전의 가장 큰 힘은 시민들의 자심감과 일체감 그리고 결속력입니다. 대전시민들의 저력을 이끌어내서, 시민들의 심장이 다시 뛰고, 대전 중흥의 신화를 창조하려면 대전은 변해야 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철저한 개혁을 통해 침체에서 번영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분열에서 하나로, 관중심에서 시민중심으로 가면 위기를 극복하고 심쿵한 대전으로 재도약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후손들을 위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 중흥을 이루기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아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