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경기당 16억 최고액…MLB 스타들 제쳐
이번 계약으로 가로폴로는 5년간 연평균 27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받게 됐다. NFL의 경우 정규시즌 16경기에, 플레이오프를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슈퍼볼까지 4경기를 모두 치른다고 가정하면 1년에 최대 20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따라서 가로폴로가 매 시즌 20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한다고 가정해도 한 경기당 받는 돈은 15억 원에 달한다.
‘NFL 역대 최고 연봉자’에 올라선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지미 가로폴로. 사진=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공식 페이스북
그렇다면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의 최고 연봉자들과 비교한다면 어느 수준일까(각 프로리그가 속한 국가나 주에 따라 세법이 다르기 때문에 세전 연봉으로 본다).
미국의 프로농구 NBA의 현재 최고 연봉자는 ‘트리플더블 머신’ 러셀 웨스트브룩과 ‘털보신’ 제임스 하든이다. 하든은 지난해 7월 원소속팀 휴스턴 로케츠와 6년 2억 2800만 달러(약 2500억 원)라는 NBA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두 달 후 웨스트브룩 역시 원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5년에 2억 5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NBA 최고 연봉자에 이름을 올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러셀 웨스트브룩. 사진=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공식 페이스북
가로폴로의 연평균 2750만 달러와 비교해도 웨스트브룩의 연봉이 1350만 달러가 많다. 그렇다면 한 경기당 받는 액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NBA는 정규리그가 82경기이고, 이후 플레이오프는 한 팀 최대 경기가 28경기다. 이를 합하면 한 팀이 한 시즌 동안 최대 110경기까지 치를 수 있다. 엄청난 체력으로 ‘괴인’ 소리까지 듣는 웨스트브룩이 만약 110경기를 모두 출전한다면, 한 경기당 받는 돈은 약 4억 원이다. 가로폴로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미국 프로야구 MLB의 최고 연봉자는 누구일까. LA 에인절스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이 올해 새로운 ‘연봉킹’으로 등극했다. 지난 시즌(2008만 3000달러)보다 1400만 달러 오른 3408만 3000달러(약 370억 원)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리그 최고 연봉자에 올랐던 LA 다저스의 ‘우주 최강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3328만 8000달러로 2위로 물러나야 했다. 역시나 쿼터백 가로폴로보다 높은 금액이다.
LA 다저스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왼쪽)와 LA 에인절스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 사진=LA 다저스 및 LA 에인절스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총 162경기가 치러진다.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게임부터 월드시리즈까지 모두 다 최종전까지 간다면 최대 20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총 18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트라웃이 부상없이 이 경기들을 다 출전한다면 한 경기당 약 2억 원을 받는 셈이다. 가로폴로에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타자와 달리 선발투수는 로테이션을 돌기 때문에 출전 경기수가 훨씬 적다. 커쇼의 경우 지난해 정규시즌 27경기와 포스트시즌 6경기, 총 33경기만 마운드를 밟았다. 따라서 커쇼는 한 경기당 11억 원 수준을 받는 셈이다.
가로폴로보다는 못하지만 커쇼가 웨스트브룩이나 트라웃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유럽으로 건너가보면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등 여러 프로축구리그가 있다. 그중 가장 비싼 몸값의 선수는 ‘메시아’ 리오넬 메시다.
축구선수 중 최고 연봉자로 등극한 리오넬 메시. 사진=FC바로셀로나 공식 페이스북
메시는 지난해 11월 원소속팀 FC바르셀로나와 4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축구계 폭로 사이트 ‘풋볼리크스’에 따르면 메시의 기본급은 1년에 7100만 유로(940억 원)다. 여기에는 15%에 달하는 초상권 수입이 포함돼 있다(여기에 재계약 보너스 6350만 유로와 충성 보너스 7000만 유로 등이 추가됐지만, 여기서는 보너스는 제외하기로 한다). 축구 역사상 최고액의 계약이고, 지금까지 살펴봤던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액수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라리가는 한 시즌 정규리그가 38경기다. 그런데 유럽 프로축구 클럽들은 리그만 뛰는 것이 아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등도 소화해야 한다. 챔스의 경우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진출하면 13경기, 코파 델 레이는 9경기를 치른다. 한 시즌 동안 한 팀 당 약 60경기를 소화하는 셈이다(메시는 최근 다섯 시즌 동안 평균 한 시즌 50경기를 출전했다).
따라서 7100만 유로를 60경기로 나눠보면 메시는 한 경기당 약 16억 원을 받는 셈이 된다. 보너스를 제외한 기본급만 봐도 가로폴로보다 높은, 다른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 중 단연 최고 액수다.
몇 년 전만해도 NFL, NBA, MLB 등 미국 스포츠 시장이 유럽 축구를 압도했다. 박찬호 투수가 메이저리그 연봉 톱10에도 들지 못했지만, 당시 유럽축구 최고 연봉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보다 연봉이 월등히 높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중동의 ‘오일머니’가 들어오고 전 세계적으로 중계권료가 상승하면서 유럽 축구 시장도 급격히 규모가 커졌다.
메시가 주요 프로스포츠 선수 중 최고의 연봉을 받게 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물론 일각에선 이것 역시 ‘메시’이기에 가능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