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 사진=일요신문DB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25일 오전 이시형 전무를 비공개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무를 상대로 다스 실소유주 의혹, 다스를 부당한 방식으로 우회 상속 받으려 했다는 의혹, 협력업체 ‘금강’으로부터 부당지원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형 전무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지난 2012년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팀’이 피의자로 조사한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어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을 보도한 KBS 방송 제작진을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하며 고소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시형 전무는 지난 2010년 다스에 입사해 4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특히 2013년 전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다스 최대주주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 부사장을 누르고 회사 경영 실권을 차지하면서,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현재 다스의 지분은 이상은 회장이 47.26%,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 씨의 아내 권영미 씨가 23.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몫은 표면상 없다.
검찰은 이처럼 외견상 보유지분이 없음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이시형 전무 측에 이익이 흘러간 단서를 다수 확보하고, 이 전무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다스와 이시형 전무가 경영에 관여하는 다스 관계사 사이의 불법적 거래 정황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회사 우회 상속’의 전형적인 형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배임·탈세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한편 검찰이 이날 이시형 전무를 조사함에 따라 검찰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상은 회장을 조만간 소환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직접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소환 일시를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잡고, 이 전 대통령의 측근과 차명재산 관리인 등을 상대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미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고 사실상 결론을 낸 검찰은 소환 조사의 시기와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