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 아깝다! 숨 막히는 ‘낭만 서울’
▲ 낙산공원. | ||
종로구 이화동·동숭동·창신동, 동대문구 신설동, 성북구 보문동·삼선동에 걸쳐 있는 낙산은 산의 모양이 낙타 등처럼 생겼다 해서 ‘낙타산’이라고도 불렸다. 낙산은 야트막하면서도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고, 나무가 사철 푸르러 선조들이 ‘도성 안 5대 경승지’로 불렀을 정도였다. 그러나 낙산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정자와 문화재들이 파손되고, 근대화 과정에서 무분별한 도시계획으로 옛 풍모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버려졌던 낙산이 근래 들어 서울시 공원녹지 확충계획과 함께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성곽을 보수하고 전망대도 설치했다. 놀이공간과 중앙공원도 만들었고, 낙산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전시관도 개관했다. 적잖은 사람들이 이제 이곳에서 일상의 피로를 풀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낸다.
낙산의 첫째 매력은 역시 서울성곽이다.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쌓은 서울성곽은 높이가 12m, 둘레가 약 18km로 내사산의 능선을 잇고 있다. 이 성곽에는 각각 동쪽과 서쪽에 흥인지문과 돈의문, 남쪽과 북쪽에 숭례문과 숙정문 등 사대문을 냈다.
▲ 단종비 송씨가 비단을 빨면 자주색 물감이 나왔다는 자주동샘(위), 낙산공원은 서울 강북지역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왕산 자락으로 떨어지는 저녁해를 볼 수 있어 좋다. | ||
성곽이 길게 늘어선 낙산에 오르면 강북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낙산공원의 두 번째 매력이 바로 뛰어난 전망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성곽을 따라 제1·2·3 전망대가 2백여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제3전망대의 경우 전망이 썩 좋지 않지만, 제1·2 전망대의 경우 서울타워만큼이나 시원한 강북지역권 전망을 선사한다.
낙산 성곽은 서울에서 흔치 않게 해거름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왕산 너머로 떨어지는 해와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밝은 낮보다 초저녁 시간대에 사람들이 더 모인다. 사람들은 그림 같은 풍경과 그 시간을 영원히 담아두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공원 주변에는 유물·유적들도 곳곳에 널려 있다. 성곽 산책 중 잠시 시간을 내 들러볼 만하다. 조선 중기의 문신 신광한의 집터로 광복 직후 미국에서 귀국한 이승만이 살았던 이화장이 낙산공원 바로 아래 이화동에 있다. 또 단종비 송씨가 비단을 빨면 자주색 물감이 나왔다는 자주동샘이 낙산줄기에 자리해 있다. 두 곳 모두 공원에서부터 걸어서 10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다.
▲문의: 낙산공원(http://parks.seoul.go.kr/naksan) 02-743-7985~6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 공원, 기업은행 방향 도보 10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