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걱정 날리니 승부는 더 ‘짜릿’
▲ 테니스공야구대회 경기 모습. 프로야구 선수들 못잖게 열정적이다. | ||
테니스공야구? 대체 그게 뭐냐고, 그런 것도 있었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테니스공야구는 말 그대로 야구공 대신 테니스공을 사용하는 변종 야구다. 하지만 그 세부 규칙이 야구와는 사뭇 다르다.
이 변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4년 전 협회(KTBA)를 출범시키고 규칙을 보다 체계화시켰다. 루간 거리가 정식 야구보다 6.31m 짧은 21m이고 홈베이스에서 투수발판까지 거리도 16m로 2.44m 짧다. 또한 야구의 ‘베이스 온 볼스’ 이른바 포볼은 볼이 다섯 개로 하나 더 많다. 데드볼은 없다. 그냥 볼로 간주한다.
루상에 있는 주자는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루에서 발을 뗄 수가 없고 도루도 없다. 1루 송구 에러 시에는 최대 3루까지 갈 수 있으며 추가 에러 시 홈까지도 파고들 수 있다. 테니스공이 멀리 나가지 않는 특성상 홈런펜스는 홈베이스에서 50~60m 거리에 임의적으로 설치한다. 경기에 사용하는 공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모 회사의 특정 테니스공으로 제한하고 있다.
테니스공야구협회 회원은 모두 4700여 명. 팀에 소속돼 경기에 참여하는 열성 회원들만 해도 500명이 넘는다. 27개 팀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는 양대 리그로 진행된다. 각 리그당 13~14개 팀이 참여하고 1년 동안 1팀당 30경기 정도 치른다. 각 리그마다 8강을 뽑아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최종 결승전을 통해 그 해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린다.
▲ 테니스공야구대회 경기 모습. 구속 140㎞에 달하는 투수도 있다고 하니 테니스공이라고 얕보면 안된다. | ||
장소 섭외는 협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학교 측은 일반인들이 공에 맞아 부상당할 위험이 높다면서 테니스공야구팀에는 비협조적이다. 협회는 이 점이 불만이다. 일반 야구공과 달리 테니스공은 부상의 위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 “부상 위험이 높다는 것은 오해일 뿐”이라는 것이 이노베이션스 단장이자 협회 운영위원인 윤치영 씨(38)의 주장이다.
부상 위험성이 낮기 때문에 경기는 사회인 야구에 비해 훨씬 박진감 있게 진행된다. 이 점이 테니스공야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투수는 공을 더 힘껏 뿌리고 타자들은 그에 대응하기 위해 더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있는 힘을 다해 뛰고 구르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희열을 느끼죠.”
디데이즈 감독 김남수 씨(34)의 말에는 테니스공야구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한다고 우습게 보면 오산이다. 구속 140km 이상을 자랑하는 투수도 있다. 커브도 자유자재다. 초·중학교 시절 야구를 했던 사람들이 각 팀에 꽤 많이 포진돼 있다. 야구를 그만뒀던 이들이 테니스공야구를 통해 꿈의 한 자락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테니스공야구는 사회인 야구와 비교할 때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매력적이다. 테니스공야구는 월 회비 2만 원이면 해결된다. 부상의 위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헬멧이나 포수미트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테니스공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 net/KTBA) ‘신입 신청·모집’란에 글을 남기면 된다. 협회에서는 초보자들을 위해 ‘신입적응팀’을 만들고 심판교육과 주루, 타격, 수비 등을 가르친 후 각 팀에 결원이 생겼을 때 투입한다. 물론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새 팀을 만들어 도전해도 된다. 그러나 역대로 섣부른 도전의 결과가 처참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