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김지은에 미안하다” 김지은 측 “2차 피해 우려스러워”
이종현 기자 = 9일 오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서울 서부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안 전지사는 여비서 성추행(성폭행) 혐의로 고소되어있는 상태로 정치권 미투(Mee to) 운동의 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2018.03.09.
[일요신문]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10일 새벽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경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출석해 조사에 응했다.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한 가운데 다음날 오전 2시 30분경 청사를 나섰다.
혐의 인정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말하겠다”라며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추가 폭로와 관련해서 그는 “앞으로 과정이 더 남았다”라며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한 전날 피해자 김 씨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안 전 지사는 이날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일 했던 제 참모였다”라며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의 변호인단 장윤정 변호사(왼쪽)와 정혜선 변호사가 10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서 김씨의 고소인 조사가 끝난 뒤 검찰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3.10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실제 피해자에 대한 성폭력이 존재했는지 여부와 범행 이유와 시점,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렸다. 무엇보다 상관의 위계에 의한 범죄인지에 대해 따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 역시 검찰에서 23시간 30분에 달하는 장시간의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역시 귀가했다.
검찰은 9일 오전 10시경 그를 부른 가운데 다음날 오전 9시 30분까지 조사를 지속했다.
김씨의 변호인인 정혜선 변호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김씨가 기억에 있는 대로 차분하게 사실대로 진술했다”라며 “검찰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 변호사는 2차 피해를 의식해서인지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 소문과 허위사실, 사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라며 “이는 2차 피해인 만큼 하지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소인인 김씨는 신변 노출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