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의 비밀’ 풀러 가자
▲ 환경체험관에 설치된 ‘햄버거 모형’.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와 초지가 필요한지를 보여준다(위). 아래는 산림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 | ||
전북 순창 내장산 자락에 자리한 산림박물관은 숲의 가치 체험이 가능한 공간. 5개의 전시실과 체험관을 마련해 지루하지 않게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1전시실인 산림전시관은 지구의 생성과 진화 과정, 생명의 기원, 인류의 출현, 산림의 탄생 등의 내용을 그래픽으로 연출한다. 사각기둥 형태의 전시 세트에 모니터를 설치해 생명의 탄생과 숲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산림의 공익적 기능 중 수자원 함양, 공기 정화, 토사유출 방지, 야생조수 보호 등의 기능도 영상물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수달, 소쩍새, 황조롱이 등 숲에 사는 천연기념물들도 박제로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은 환경체험관. 입구부터 심상찮다. ‘산림의 무덤 햄버거’라는 제목의 작품이 입구 가운데 떡 자리하고 있다. 대형 햄버거 모형 속에 움직이는 소의 모형들을 전시하고 햄버거 1개를 만들기 위해 소모되는 소와 그 소의 사육을 위해 벌채되는 산림의 양을 비교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머쓱한 듯 작품을 외면하며 지금껏 먹은 햄버거의 수를 세기도 한다.
한평생 내가 쓴 나무는 얼마나 될까? 이곳에서는 한평생 살아가며 사용하게 되는 나무의 양, 나무를 원료로 하는 제품들의 나무 사용량 등을 하루, 일주일, 일년, 평생 등의 단위로 계산해 볼 수 있다.
목재공작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목재를 이용해 직접 가구 등을 조립해 보는 코너로 멋들어진 한옥주택도 뚝딱이다. 나이테 관찰로 나무의 수명을 알아보는 방법과 목재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 산림박물관 입구에 자리한 추령장승촌. | ||
제4전시실은 나무를 이용해 만든 전통 목공예품 전시관. 하회탈을 비롯해 각종 장신구가 전시돼 있다. 하찮게 보이는 나무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장작도 되고 예술품도 될 수 있다.
제5전시실도 4전시실과 비슷한 주제. 한국의 얼을 이어온 조상들의 삶이 녹아 있는 민속용구를 전시하고 있다. 멍에, 쟁기, 써레(논밭의 바닥을 고르는 데 쓰는 농구), 죽부인 등이 새삼 신기하기만 하다.
어른들에게도 유익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의미 있는 곳이 바로 산림박물관이다. 4~5월은 특히 산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 아이들과 함께 보고 체험하는 산교육장인 산림박물관을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정읍IC→정읍시내→내장산국립공원→산림박물관
★문의: 전라북도 산림박물관(www.jbfm.or.kr) 063-652-6792~3
[여행 Tip]
산림박물관 입구에는 ‘추령장승촌’이 있다. 나무를 깎아 만든 1천여 점의 장승이 이곳에 있다. 해발 320m 고갯마루에 자리한 장승촌에서는 가을에 장승축제를 열기도 한다. 이곳에는 기발하고 다양한 모습의 장승들이 있다. 심지어 ‘뱀장승’까지 있다. 우리나라 장승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시베리아, 인도 등에서 건너온 작품들도 있다. 체험관에서는 직접 장승도 깎아볼 수 있다. 서툴지만 나만의 장승을 만들고 보면 얼핏 자신의 얼굴을 닮아 있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