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성평든센터 ‘든든’ 개소 행사 및 토론회 가져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발언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성엽, (사)여성영화인모임(대표 채윤희)과 공동으로 지난 12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실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행사 및 영화계 성평등환경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 결과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권력형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증하듯 현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한 영화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1부에서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유성엽 의원과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든든) 임순례·심재명 센터장이 인사말을 갖고, ‘든든’ 소개 및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사)여성영화인모임의 업무협약식도 열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사업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의지를 다졌다.
1부 인사말에서 유성엽 위원장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근간인 영화산업의 지속 성장과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권력형 성범죄라는 비정상적인 행태와 관행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민관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이어 오석근 위원장은 “‘든든’을 통해 영화계에 발생가능한 성폭력을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나아가 영화산업 내 성평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순례 든든 센터장은 “피해를 입고 영화계를 소리 없이 떠나갔던 동료 여성영화인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든든’이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진행 모습. 왼쪽부터 심재명, 문소리, 원민경.
2부에는 현장영화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연구를 책임진 중앙대학교 이나영 교수는 ‘2017년 영화계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의 배경과 목적,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계 성평등환경조성을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실태조사 결과발표 후에 이어진 영화산업 내 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 배우 문소리 씨, 남순아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발언을 가졌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은 “영화계에서는 일찍이 업계 내 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영화계 주체와 함께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스태프 대상으로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 타 업계에서도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선례이자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배우 문소리는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좋은 작품을 내고 있지만, 지금은 과정의 올바름에 힘을 써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며 “‘든든’이 한국영화의 성평등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든든한 존재라면 나도 한국영화성평등센터에 든든한 존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산업 내 성폭력 문제 관련 사안에 대한 중대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2016년 말부터 영화단체들과 함께 영화산업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2017년 1월부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작품에 대해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성폭력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자는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 성폭력 근절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거나 묵과된 일부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를 예방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됐다”며 “향후 본 기초 조사와 정책 제언을 바탕으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 축적, 나아가 법제도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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