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작품’이야
▲ 어린이와 동행했다면 결코 빼놓아서는 안 될 곳, 딸기하우스(왼쪽)와 한양림갤러리의 2층 카페 풍경. | ||
헤이리는 문화예술마을을 표방하는 곳이다. 경기도 파주시 15만 평 대지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 명의 예술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곳에 작업실을 두거나 미술관, 박물관 등을 열거나 아예 집을 지어 사는 예술인들도 많다. 마을 이름은 경기도 파주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왔다.
마을의 첫인상은 전혀 우리나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색적인 건축물들이 사방에 널려 있고 주변은 나무와 풀이 무성하다. 아직도 건축물들을 짓고 있는 곳이 많아 덜 정돈된 느낌이지만 여유로움이 배어난다.
헤이리는 그 독특한 건축물들로 먼저 유명해졌다. 고대 그리스의 신궁을 닮은 ‘소담갤러리’는 조형적으로 돋보이는 건물. 이곳은 도예가 갤러리로 생활도자기와 기성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층은 아트숍, 지하는 갤러리, 2층은 주거공간으로 꾸며졌다.
벽면이 온통 푸른 이끼로 가득 메워진 집도 있다. 이름도 ‘이끼집’이다. 음향기술자인 남편과 화가인 부인이 산다. 이끼들이 말라 죽지 않도록 스프링클러 시설을 갖춰 자주 물을 뿌린다.
‘고막원’은 외부보다 내부가 더 아름답다. 세계의 희귀한 선인장을 한곳에 모아놓은 선인장하우스가 먼저 눈길을 끈다. 안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화원에 사람 키보다 큰 선인장부터 손바닥만 한 것까지 다양한 선인장들이 모여 있다.
‘북하우스’ 건물도 빼놓을 수 없다. 책방과 공연장, 레스토랑, 카페를 갖춘 이 건물은 진갈색 목재를 덧씌워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아래층 아트스페이스는 공연과 전시 공간, 1층은 레스토랑, 3층은 북카페다.
아무 때나 가도 헤이리에서는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볼 수 있다.
‘한향림갤러리’에서는 근대 옹기와 도예,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가 상시 진행된다. 이곳 갤러리의 2층 카페 리모즈에서 옹기들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헤이리의 풍경이 더없이 좋다.
‘금산갤러리’에서는 현대 아트 위주의 기획전이 열린다. 매달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과 함께 하는 음악회’도 마련된다.
헤이리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전시공간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7월 23일까지 국제 판화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헤이리 내 19개 공간이 이 행사에 참여한다. 이 행사가 끝나면 7월 29일부터 8월 27일까지는 중국현대예술제가 이어진다. 중국의 현대미술과 중국악기 등에 대한 특별전시회가 마련되고 장예모 감독을 초청해 만남의 자리를 주선한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공연이나 전시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나 터치아프리카, ‘딸기가좋아’ 등을 찾아보면 좋다.
★길잡이: ▲자가용: 자유로→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따라 우회전)→첫 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
▲버스: 90, 150, 157, 773, 900, 9709번 버스가 파주시 맥금동에서, 1, 2, 3번 버스가 금촌에서 수시 출발한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