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 ‘깜짝 변신’
▲ 선유도 다리 야경(위). 지금 선유도공원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상생과 공존’을 주제로 환경예술제가 열리고 있다(아래). | ||
양화대교 중간에 자리한 선유도는 아주 조그만 섬이다.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0분이면 충분할 정도. 이 섬은 7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인은 출입이 불가능한 서울시 수도사업본부 관할 정수장 시설이었다. 그러던 것이 선유도에 강변과 섬을 잇는 다리를 설치하고 정수장 구조물을 리모델링해 친환경적인 공원으로 재탄생됐다.
정수장에서 생산된 물을 공급하던 송수펌프실은 한강전시관으로 바뀌었고 각종 구조물들이 있던 자리에는 수질정화원과 환경물놀이터, 수생식물원, 시간의 정원 등 정원이 들어섰다.
한강전시관은 총 3층 건물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나뉘어 있다. 지하층은 한강의 역사와 환경 관련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1층은 멀티미디어 갤러리, 2층은 기획전시실로 이용하고 있다. 수질정화원은 수생식물들이 식재된 계단식 수조를 거쳐 물이 정화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 수질정화원에서 흘러나와 환경물놀이터에 잠시 머물렀던 물은 다시 갈대가 자라는 수로를 지나 수생식물원과 시간의 정원으로 흘러간다.
그 자체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던 선유도공원은 올 겨울 멋진 갤러리로 변신하면서 낭만적인 데이트명소가 되고 있다. 선유도공원에서는 2월 11일까지 야외 공간을 배경 삼아 ‘환경 예술제’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 주제는 ‘자연과 인간의 상생과 공존’.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학생 42명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된다. 김윤서의 ‘선유도의 꿈’, 동희선의 ‘한강에서 싱크로나이즈를’, 조가람의 ‘나비’ 등 작품들에서는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 전시회가 진행 중인 선유도공원을 거닐다보면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 더미 속에서 한 떨기 꽃처럼 핀 아름다운 조각작품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선유도공원은 낮만큼이나 밤이 아름다운 곳이다. 태양이 강 너머로 떨어져 어둠이 찾아오면 공원에는 하나둘씩 램프가 켜진다. 취수펌프장을 재활용한 카페테리아 ‘나루’는 조명을 받아 녹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벽면을 드러내고 강가에 조용히 앉아 있다. 이곳에서는 강 건너 서울의 북쪽 전망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야경에서 선유교를 또 빼놓을 수 없다. 양평동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잇는 이 다리는 밤이 되어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아치형의 선유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네 가지 색깔의 빛을 덧칠하고 그 이름처럼 신선이 노니는 환상적인 다리로 바뀐다.
한편 선유도공원 강연홀과 전망데크에서는 1월 27일까지 전통연 만들기 교실이 운영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 단 재료비 3500원은 참가자 몫이다.
★길잡이: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5분.
★문의: 서울시 한강사업본부(http://hangang.seoul.go.kr) 선유도지구사무소 02-3780-059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