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및 음료점·체력단련장 면적 따라 월 4000~5만 9600원…“매출 고려 않고 부과하는 건 말 안돼”
음악 공연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으로 다가오는 8월부터는 카페, 헬스장 등에서도 음악을 틀면 공연사용료를 내야한다. 최준필 기자
공연권은 저작자가 저작물을 공중에게 보여주는 것을 허락하거나 금지할 권리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와 같은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들은 영업 중 음악을 활용한 업체에 저작권료를 징수하고 이를 저작권자에게 분배한다.
영업허가면적에 따라 주점 및 음료점업은 월 2000~1만 원, 체력단련장은 월 5700~2만 9800원을 내야 한다. 공연사용료와 함께 가수, 연주자 등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지급되는 ‘공연보상금’도 부과된다. 따라서 매장에서 지불하는 최종 공연저작료는 주류 및 음료점업 월 4000~2만 원, 체력단력장은 월 1만 1400~5만 9600원 수준이다. 단 15평(50㎡) 규모 미만의 영업장은 징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공연사용료 지급대상 업종이라 하더라도 매장에서 음악을 틀지 않는다면 공연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그동안 징수 대상에서 제외됐던 복합쇼핑몰도 이젠 공연사용료를 내야 한다. 복합쇼핑몰에 부과되는 공연사용료는 영업장 면적에 따라 월 8만~130만 원이다.
매장 음악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는 따로 공연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매장 음악서비스는 매장 콘셉트·고객층 등에 맞추어 배경음악을 골라주는 컨설팅 서비스로 ‘샵엔지니’ ‘비즈멜론’ 등이 대표적이다. 문체부 한 관계자는 “매장 음악서비스 비용엔 공연사용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연사용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고 답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음악 공연사용료를 내지 않기 위해 클래식 음악이나 외국 음악만을 틀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클래식 음악도 새롭게 다시 연주된 곡 등은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며 “외국곡도 국내에 저작권 관리사를 두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징수규정 개정에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복합쇼핑몰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필드, 여의도 IFC몰 등의 복합쇼핑몰은 유통업이 아닌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복합쇼핑몰 내 공연사용료 징수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개별매장의 음악 저작권료는 복합쇼핑몰이 아닌 개별매장에서 부담해야 한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저작권료를 개별매장을 제외한 라운지와 같은 공용 공간에 대해서만 비용을 내면 된다”며 “공용공간의 경우 대부분의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등에서도 이미 로고송이나 저작권이 없는 곡을 틀고 있어 이번 개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또 만약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 곡을 재생했다면 충분히 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매장 면적에 비례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커피 전문점 운영자는 “사회통념 상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지 장사가 잘되는지 안되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매장 평수를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부과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매출을 기준으로 공연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되었지만, 매출 산정기준이 워낙 다양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음악 공연사용료 부과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수많은 개별매장의 음악사용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업체가 매장 음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매장 음악서비스업자가 음악 로그 정보를 통해 저작권료를 징수하면 되지만 CD나 개인적으로 내려받은 음악 등을 재생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확인을 하느냐는 것이다. 유흥 단란주점을 대상으로 음악 저작권료를 징수하고 있는 음저협은 일차적으로 고지서를 발송하고 상습 연체 업체에 대해서는 음저협 직원들이 직접 사업장을 찾아가고 있다.
문채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용료 징수규정을 개정한 정도로 매장 음악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매장에 대해 저작료를 징수하는 방안에 대해 앞으로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업체들과 상의해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음악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 음악 공연사용료를 징수하는 음저협도 고민이긴 마찬가지다. 음저협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국 10개 협회지부, 100명의 직원이 저작권료 징수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번 개정으로 커피전문점, 체력단력장 등이 포함된 것”이라며 “앞으로 인력을 충원하겠지만, 지금의 인력으로는 매장 음악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단 주타깃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