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어도 탈, 비가 많이 와도 탈이다. 지난해는 가뭄으로 마른 단풍을 보였고 올해는 너무 많은 비로 인해 단풍 색깔이 그리 곱지 못하다. 가장 일찍 시작된 오대산과 설악산은 이제 끝물로 달려가지만 중부는 이번 주말, 남부는 다음 주말께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완주 대둔산
전라도와 충청도의 경계에 솟아 있는 대둔산은 산 자체도 수려하지만 단풍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대둔산은 높이가 878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치가 아름답다.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이 산은 사방팔방 툭 튀어나온 기암괴석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기암괴석 사이사이 피어 있는 단풍이 절경이다.
경북 청송 주왕산
폭포 트레킹을 하며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은 등산객들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대전사에서 제3폭포에 이르는 4㎞의 주방천 주변이 단풍산행 최고 구간이다. 1폭포 앞 학소대와 주방계곡 등이 유명하다. 주왕산 주산지도 빼놓을 수 없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무대로 유명한 주산지 단풍은 물안개 피어오르는 새벽녘에 최고의 운치를 자랑한다.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가야산은 두리봉, 남산, 비계산, 북두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산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단풍도 볼 만하지만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홍류동계곡 주변이 가야산 단풍 최고 구간으로 꼽힌다. 단풍이 너무 붉어 계곡의 물이 붉게 보인다고 해서 ‘홍류동’일 정도로 단풍색이 곱고 선명하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