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열리자 마음도 ‘활짝’
▲ 화도는 크고 작은 세 개의 섬들이 모여 하나의 섬을 이루고 있다. 섬들은 바닷물이 빠질 때면 걸어서 갈 수 있다. | ||
국화도로 가는 배는 당진 장고항에서 출발한다. 하계에는 하루 네 번, 동계에는 세 번 연락선이 왕복한다. 특별휴가 기간인 7~8월에는 다섯 번 운행한다. 장고항은 왜목 일출의 배경이 되는 항구다. 왜목마을에서 볼 때 요즘엔 태양이 장고항 선바위 사이로 떠오른다.
장고항에서 국화도까지는 10분 남짓 걸린다. 출발하자마자 내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 하지만 행정구역상 소속 지역인 화성의 매향리 포구에서는 18㎞나 떨어져 있고 소요시간도 1시간을 훌쩍 넘긴다. 당진 사람들이 “국화도를 그냥 달라”는 농담까지 할 정도다.
국화도의 원래 이름은 ‘만화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경기도 수원군 우정면 만화리에서 행정구역이 화성군 우정읍 국화리로 바뀌었다고 기록에 전한다. 하지만 막상 국화도 안에 들어가서 안내판을 보면 ‘들국화가 많이 핀다’고 해서 국화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국화도는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유배지였던 곳이다. 그만큼 사람 살기 힘들고 척박한 곳이었다. 현재는 이곳에 20여 가구가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텃밭을 가꾸는 것 외에 농사지을 땅은 없다. 어업이 생업이다.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거나 갯벌에서 게와 고둥, 바지락 등을 잡는다. 요즘은 굴이 제철이다. 굴을 따서 20㎏에 15만 원씩 받고 판다.
국화도는 매우 작은 섬이다. 고작해야 1시간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다. 국화도는 본섬과 남서쪽의 도지섬, 북쪽의 매박섬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박섬은 그 모양이 토끼처럼 생겼다고 해서 ‘토끼섬’이라고도 부른다.
선착장에 내릴 때까지도 국화도는 그리 깊은 인상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마을을 지나 매박섬 쪽으로 가면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느끼게 된다. 고운 모래를 지닌 해수욕장은 활처럼 휜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고 본섬 끄트머리 해안에는 자갈이 이불처럼 깔려 있다. 둥근 몽돌은 아니지만 크게 모나지 않아서 위험하지 않다.
매박섬은 물이 빠지면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도 갈 수 있다. 특히 바닷길이 열리면 이곳에는 각종 갯것들이 넘친다. 애써 잡는 게 아니라 그냥 건진다고 보면 될 정도다. 본섬과 도지섬 사이도 마찬가지로 바닷길이 열린다. 도지섬은 매박섬에 비해 훨씬 크다. 본섬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한편 마을에는 ‘꽃길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아마도 이곳이 국화가 많아 국화도라는 것을 각인이라도 시키려는 듯 온통 국화다. 골목 어귀에도 국화를 심어놓았다. 늦은 개화 탓인지 가을이 다 갔음에도 국화는 아직 꽃을 피우고 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송악IC→38번 국도→고대국가공단→석문방조제→장고항→국화도
★문의:화성시청 문화관광포털(http://tour.hscity.net) 031-355-2114 / 장고항 매표소 010-4311-043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