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직원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사진=한진그룹
1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이날 오전 5시 26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2일 다낭으로 휴가를 떠난 지 사흘 만에 급히 귀국한 것이다.
조현민 전무는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개를 숙인 채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얼굴을 향해 직접 물을 뿌렸냐는 질문에 “얼굴에는 뿌리지 않았고, 밀치기만 했다”며 부인했다. 이어 조 전무는 피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달 광고대행사와 관련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이 든 컵을 바닥으로 던져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때 물이 직원들에게 튀었는데, 일부에서는 조 전무가 직원의 얼굴을 향해 직접 물을 뿌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조현민 전무가 대한항공 직원은 물론 광고대행을 맡긴 광고회사 직원들에게까지 막말과 질책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과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에게 고성과 막말을 한 음성파일까지 공개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아버지 나이 정도의 팀장들도 일상적인 폭언을 당하고, 어떤 사람은 병가도 냈다. 광고대행사만 피해자가 아니라 직원들도 피해자”라고 대한항공 직원으로 보이는 이의 글도 올라왔다. 그러면서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대한항공 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달라’ 등의 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경찰은 ‘갑질 논란’과 관련 회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16일에도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조 전무가 직원을 향해 물컵을 던졌다면, 폭행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3일 조 전무를 서울중앙지검에 특수폭행 등 혐의로 고발했다.
특히 폭행 등의 혐의로 조사가 본격화되면 문제는 경영으로도 번질 수 있다. 조현민 전무의 국적이 미국이기 때문. 외국인인 조 전무는 상황에 따라 입국 금지 등을 당할 수도 있다. 외국인은 형사사건 등이 발생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별도의 조사를 받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