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신임 사장에 선임되며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사진=대한항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이날 서울 강서구 칼호텔네트워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조현아 전 부사장을 등기이사(사장)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011∼14년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대표이사 지위는 회복하지 않았다. 대신 사장으로 복귀, 회사 경영을 총괄할 예정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땅콩회항’ 사건 후 약 3년 4개월 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사건 직후인 지난 2014년 12월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만 유지했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설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나왔다. 특히 지난 1월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모습을 비추면서 복귀설은 더욱 힘을 받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전부터 호텔 경영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강점이 있다고 판단해 칼호텔네트워크를 통해 복귀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일단 4개 호텔 경영에 집중하고, 그룹 지주사 한진칼 산하 와이키키리조트호텔과 한진그룹 소속 미국법인 윌셔그랜드센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칼호텔네트워크는 조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과 데이비드 페이시 부사장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회사 경영은 조현아 신임 사장이 맡고, 기존 두 대표이사는 상법상 대표이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는 복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영복귀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