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뿔난 이유는?
▲ 나비를 주제로 다양하게 꾸민 프시케월드. | ||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경마공원 맞은편에 자리한 프시케월드는 이야기가 있는 나비박물관이다. 그리스어로 ‘나비’, ‘영혼’을 뜻하는 프시케는 큐피드와 결혼한 그리스신화 속 여인이다.
이 박물관에는 전 세계 3000여 종의 나비들이 전시돼 있다. 나비의 알을 상징한 거대한 문을 통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프시케와 관련된 이야기그림이 보인다. 그 옆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알이 있는데 이 알 속에서는 프시케와 큐피드가 그랬던 것처럼 사랑의 마법이 이루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큰 나비가 춤을 추고, 두 사람이 손바닥을 마주치면 나비가 훨훨 날아다닌다.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패러디월드와 스토리월드다. 특히 패러디월드는 나비와 곤충이 주인공이 되어 꾸려가는 세상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이다. 나비와 곤충들이 서로 모여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축구경기를 하기도 한다. 비틀즈가 되어 기타를 치고, 달 착륙도 거뜬히 성공한다. 하지만 인간들을 상대로 집회를 하는 장면에서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빼앗긴 꽃밭을 찾겠다며 피켓을 든 나비와 곤충들의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스토리월드는 고대의 역사적 사건을 나비와 곤충들이 재현하는 전시관이다. 트로이목마, 콜로세움 등에서 나비와 곤충들이 벌이는 전투가 치열하다. 스토리월드에는 역사를 재구성한 전시 외에도 홍점알락나비의 사랑이야기 등 감동을 주는 전시들이 곳곳에 있다.
한편 2층 라이브월드에서는 각종 곤충과 애완용동물들을 볼 수 있다. 하얀 집토끼와 잠자기를 좋아하는 고슴도치, 게으름뱅이 페르시아고양이, 사촌형제인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가끔 어깨 위에 실례를 하는 바람에 난리법석을 떨게 만드는 잉꼬 등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주 전시장 밖에는 살아 있는 나비를 만나볼 수 있는 나비생태관 크리스탈하우스가 있다. 나비가 좋아하는 꽃이 만발한 이곳에서는 애벌레에서부터 성충까지 우화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크리스탈하우스는 나비의 생육조건을 맞추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높인 곳이라 다소 무덥다는 느낌이 든다.
다 둘러본 후에는 낙서미로도 빼먹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맹세로 가득한 이색 미로다. 미로 속에 들어가면 낙서를 읽느라 길 찾기는 뒷전으로 밀리고 마는데 그 유치한 사랑놀이를 비웃다가도 어느새 가방에서 펜을 꺼내 벽면에 끼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길잡이: 제주시→중문관광단지 방면 1135번 도로→제주관광대학→프시케월드
★문의: 프시케월드(www.psyche world.net) 064-799-727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