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만든 기둥인고?
▲ 달전리 주상절리. | ||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 산 19-3. 흔치 않은 주상절리가 자리한 곳의 지번이다. 달전리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제415호로 지정될 만큼 소중한 자연자산이다. 하지만 이 주상절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워낙 후미진 곳에 있어 길 사정이 좋지 않고, 이정표 또한 썩 잘 돼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사람들이 주상절리에 대해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주상절리는 단면이 삼각 또는 육각인 기둥모양의 바위들이 겹쳐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을 말한다. 가장 유명한 것이 제주도의 주상절리다. 제주도의 주상절리는 파도가 휘몰아치는 중문해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모양이 마치 거북의 등껍질 같고 그 형태 또한 또렷한 것으로 유명하다. 울산에도 주상절리가 있다. 강동면 화암마을에 있는 이 주상절리는 해안을 따라 200m 정도 펼쳐져 있다. 마을 앞바다 한가운데의 바위섬에서도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두 곳 모두 바닷가다.
따지자면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가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주상절리가 바닷가에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상절리는 지각변동이나 풍화작용, 지표침식 등에 의해 압력 변화가 생길 때, 지표 암석의 갈라진 틈을 마그마가 파고 들어오면서 생기는 것이다. 마그마가 비교적 빨리 식으면 원기둥 모양, 천천히 식으면 다각형 모양의 기둥을 만든다. 바닷가에 주상절리가 많은 이유는 단순히 쉽게 발견된 탓일 뿐이다. 그러면 달전리 주상절리는 어떻게 발견됐을까.
학전교차로로 나간 후 달전저수지 방면 교행 불가능한 좁은 도로를 따라 5분쯤 들어가다 보면 주상절리 해설 간판이 나온다. 겨우 차 두어 대 세울 만한 공간이 있는 곳이다. 주상절리는 이곳에서 약 200m 전방에 있다. 따로 길은 나 있지 않다. 논둑을 따라 걸어가야 한다. 개구리가 입을 벌린 듯한 모습의 바위산이 목적지다. 아주 야트막한 산으로 원래 이곳은 채석장이었다. 이 산에서 돌을 캐지 않았다면 이곳은 어딘가에서 잠을 자고 있을 다른 주상절리와 마찬가지 신세였을 것이다.
바위산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주상절리 형태가 또렷이 드러난다. 마치 간격이 넓은 빗으로 곱게 쓸어내린 모양이다. 너비는 약 100m, 높이는 20m의 주상절리다. 현무암으로 된 오각형과 육각형 돌기둥들이 나란히 포개져 있다. 어떤 기둥들은 폭이 좁고 또 어떤 기둥들은 40~50㎝ 정도로 폭이 넓다.
달전리 주상절리는 그 규모 면에서는 비록 작지만 생성연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빠르다. 다른 곳의 것들이 약 30만 년 전(신생대 제4기)쯤 형성된 것들이라면 달전리의 것은 약 200만 년 전(신생대 제3기 말)에 그 모양을 갖췄다. 주상절리 꼭대기에는 사람의 머리피부처럼 토사가 덮여 있고, 그 위에는 나무들이 뿌리를 내린 채 자라고 있다.
한편 주상절리를 보고 난 후에 잠깐 들러볼 곳이 있다. 바로 하학재다. 단전저수지 상류 쪽으로 돌아가면 나온다. 조선 중종 때 월성군으로 봉해진 손중돈의 제사를 위해 지은 집으로, 1663년에 처음 건립한 것을 1873년 손질해 고쳤다. 100년 넘은 한옥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길잡이: 경부고속국도 포항IC→경주 방면 28번 국도→위덕대 방면 학전리 분기점→우측 방면→이정표 보고 달전저수지 방면 400m 전방.
★문의: 포항시청 문화관광포털(http://phtour.ipohang.org), 문화관광과(054-270-224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