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인력동원’ 분양률 뻥튀기... 비상대책위 ‘동영상’ 증거로 분양사기 주장
현대산업개발이 조직원을 동원하여 아파트를 바지계약하게 한 후 계약서를 회수하고 있다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현대산업개발이 거제2차아이파크를 분양할 당시 실제로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전혀 없는 구매자를 모집한 후 이른바 ‘바지계약’를 하고, 분양률 조작 및 프리미엄 시세를 조종하기 위한 ‘분양작전’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정황을 나타내는 동영상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산업개발 거제2차아이파크는 2015년 5월 22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같은 해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청약을 거쳐 6월 8일부터 10일까지 분양계약을 받았다. 당시 경쟁률은 총 1156가구 분양에 평균 4.81대 1을 기록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바로 분양계약이 한창 이뤄지던 2015년 6월 9일 오후 1시 49분에 촬영됐다. 촬영자가 시행사인 평산산업 화장실에서 창문 너머로 여성 10명이 모여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이다.
바지계약에 동원 된 조직원들 모습
특히 당시 촬영자는 동영상에 포착된 여성들에게 봉투 내용물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급히 자리를 피하며 내용물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또한 당시 해당 여성들을 싣고 나르던 카니발 차량이 분양사무실에서 렌트했고, 운전사가 분양사무실 소속 관계자라는 사실이 시행사인 평산산업 상무 고모씨와 함께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결과 확인됐다. 봉투 속의 서류가 분양계약서라는 것도 확인됐다.
2015년 당시 거제지역은 아파트 열풍으로 부동산사무소에서 실수요자가 아닌 명의대여자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제출받아 아파트 당첨되면 100만원을 주겠다며 명의대여자를 대거 모집하는 일들이 횡행했다. 실제 기자도 그러한 유혹을 받은 바 있다.
바로 이 같은 명의대여자를 고용해 분양율을 조작하는 불법적인 행태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다.
정부는 주택법을 제정해 ‘건설·공급되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기 위해 증서 또는 지위를 양도·양수해서는 아니되며,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증서나 지위 또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해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만일 단순한 분양률 조작이 아닌 금융권 자금 유입 및 프리미엄(일명 피)을 노린 계획된 조직적인 행위라면, 이는 주택 실수요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므로 피해자가 양산되는 행위는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
2차아이파크 입주 비상대책위 위원장 조모씨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원을 모집해 조직적으로 바지계약을 맺은 후 분양률을 조작한 것은 단순한 분양률 뻥튀기와는 차원이 다른 범죄행위”라며 “동영상을 증거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말이며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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