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PD수첩’ 캡쳐
8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지난 2월 서울 우이동에서 발견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지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6구의 유해가 수습되었는데 고무신, 틀니, 은비녀 등의 유품과 아군의 탄약류 등으로 미루어 보아 희생자는 민간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작진은 학살 현장의 목격자와 최초 발견자를 만나 희생자로 유력한 일가족의 흔적을 쫓아 심층 취재했다.
또 같은 달 충남 아산에서도 민간인 유해가 대규모로 발굴됐다.
약 40일간의 발굴에서 수습된 유해는 200여 구. 이 중 50여 구는 어린아이의 유해였고, 구슬과 장난감 등 유품도 함께 출토됐다.
하지만 아산 발굴 현장을 찾은 희생자 유가족은 두 가족뿐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발생한 부역혐의 사건의 경우 혐의만으로도 온 가족이 몰살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었다.
겨우 목숨을 건진 가족들도 ‘빨갱이’라는 오명과 연좌제 피해로 힘든 세월을 견뎌야 했고 때문에 여전히 많은 유족들은 또다시 정권이 바뀌면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른다며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도 피했다.
한편 정부의 조치를 기다리다 못해 1995년 유족들이 스스로 발굴한 고양시 금정굴의 유해들 역시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임시로 안치되어 떠돌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실 규명이 되었음에도 사건의 가해자인 태극단 등 일부 보수단체의 반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유족들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최승원 태극단 사무국장은 “부역자를 어떻게 그렇게 성역화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금정굴 피해자 중 일부는 부역자가 있었으나 대다수는 무고한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