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최정예로 구성된 최후의 100인 ‘측근 경호대’…그 밖에도 2만 명 넘는 병력 항시 임무 수행 중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철통경호를 받으며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필자는 이미 지난 2015년 11월, 본지 연재(제1226호)를 통해 ‘호위사령부(현 호위총국)’를 조명하면서 974부대를 잠시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연재에서도 언급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경호를 담당하는 부대는 단순한 호위총국 부대가 아닌, 974부대다.
이 부대의 경호임무는 평양내외 중앙당 청사, 금수산태양궁전, 김정은 일가의 유희 및 오락장, 최고지도부 관저 및 경비, 김정은 부재 시 각 초대소 경비 및 열차 호위 등 1호 행사와 해외 국빈 방문 시 경호 사업을 책임진다.
974부대는 1982년 1월 말, 북한 최고지도자의 지휘로만 움직일 수 있는 별도의 친위대로 조직됐다. 일각에선 윤정린 호위총국장 혹은 김성덕 호위총국 정치위원의 지시로 움직이는 부대로 착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974부대는 현재도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위원회의 명령만을 따른다. 그래서 974부대의 부대장은 중장급 장성으로 당중앙위원회 제6처 처장으로 불린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소 974부대원들을 가리켜 ‘우리 아이들’이라 칭할 정도로 각별하게 생각해 왔다.
12만 명의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북한 호위총국의 조직도 놀라운 일(최근엔 이마저도 대폭 증폭된 것으로 조사된다)이지만, 그 안의 최후 경호부대인 974부대 규모 역시 만만찮다. 총 2만 6000여 명 규모의 큰 조직이다.
974부대는 지휘부(직속부대), 55과, 16과 등 총 세 개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핵심은 2000여 명 최정예 요원의 직속부대가 속해 있는 지휘부다. 지휘부는 6처장을 필두로 역시 중장급인 정치위원, 정치부장(소장급의 부대 조직비서 역할), 참모장 한 명, 부처장(경비 및 후방 부처장) 두 명, 보위부장 등이 활동한다.
이들 지휘부의 지도자들 파워는 상당하다. 앞서 말했듯 이들은 호위총국장의 명령에 따르는 인사들이 아니다. 오히려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호위총국 소속 다른 부대 인력을 직접 동원시킬 수 있는 권한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휘부 안에 바로 측근 경호대가 있다. 우리가 남북정상회담 및 북한 인사들의 방남 길에 함께한 짧은 머리의 경호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측근 경호대는 모두 군관 신분으로 약 100여 명으로 구성된다. 말 그대로 김정은을 비롯한 로열패밀리를 경호하는 최후의 100인이다.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측근 경호대 소속 경호원들은 김정은 해외 순방길 경호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휘부 안에는 측근 경호대 외에 쿠데타 등 유사시 진압을 목적으로 하는 호위 3개 중대(450여 명)와 이를 보좌하는 예비 3개 중대(400~500여 명), 그리고 열차행사를 담당하는 열차행사부 등이 자리한다.
974부대의 두 번째 조직은 55과다. 55과는 평양시내 관저를 지키는 1만 2000여 명 병력의 사단 급 부대다. 이 부대원들은 창광동 집무실(2000여 명 투입)을 비롯해, 강동 관저, 중성동 관저, 룡성 관저, 흥부동 관저, 동평양 관저 그리고 군 최고사령부 전시작전 지휘소로 알려진 삼석 특각(이하 각각 1200여 명 투입) 등의 내외 경호를 담당한다.
55과가 평양시내 관저를 담당하는 974부대 소속 경호부대라면, 16과는 지역의 특각을 담당하는 경호부대다. 알려졌다시피 북한 곳곳에는 최고지도자들의 집무실이 마련된 특각들이 산재돼 있다.
16과 부대원들은 평안북도 창성 특각(427초소), 묘향산 특각, 평안남도 순천 자모산 특각, 황해도 정방산 및 신천 특각, 함경남도 흥남의 서호특각, 강원도 원산 특각, 양강도 삼지연 특각 등과 소규모 휴게소들을 경호한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승용차로 떠나자 북측 경호원들이 승용차와 함께 뛰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크게 세 조직으로 이뤄진 974부대는 상호 간 아주 유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그 임무라 함은 역시 김정은을 비롯한 로열패밀리 신변 보장과 상시 경호다. 기본적으로 김정은이 지방 시찰 등을 위해 움직인다면, 직속부대의 측근 경호대 군관 6~9명 1개 소대가 8시간씩 돌아가며 24시간 경호에 나선다.
그 다음으로 호위 3개 중대 중 한 개 중대가 경호 인력으로 투입된다. 측근 경호대가 외부의 적 침투에 대한 최후의 방책이라면, 투입되는 호위 중대는 호위총국 내 다른 부대에 대한 쿠데타 방지에 무게를 둔다. 즉 호위총국 내 각 평양 및 지방 전투여단들의 쿠데타에 대비하는 부대역량인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 예비 중대는 그 주변을 감시하게 된다. 수겹의 철통 경호가 이뤄지는 셈이다.
호위총국이란 거대한 부대가 다른 일반 군부대의 쿠데타 대응 역할을 한다면, 974부대의 직속 호위중대는 그 호위총국 소속 부대의 쿠데타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즉 쿠데타 방지 부대의 쿠데타를 방지하는 이중 안전 장치인 셈이다. 북한 김정은 시대 974부대의 역량은 과거 김정일 시대에 비해 두 배 이상 확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돌이켜 생각한다면, 앞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측근 경호대의 김정은 위원장 차량 대각선 경호작전은 이들의 사수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회담 순방길은 974부대, 특히 측근 경호대에겐 엄청난 과제일 것이다. 베일에 가린 젊은 지도자의 역사적인 해외 방문길에 함께 나설 974부대원들의 경호작전 역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정리=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중국, 북한 1호기 하늘 경호에 협조할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 연합뉴스 오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974부대가 경호작전을 준비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난제가 하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향하는 상공에서의 경호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5월 16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막말의 대명사’ 일본 아소 다로 전 총리(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를 가리켜 “너무 오래돼서 추락할 수 있다”는 섬뜩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우스갯소리로 한 얘기일지 모르나, 경호를 담당해야 하는 974부대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말일 것이다. 상공은 사실상 외부의 전파 방해나 만약에 있을 수 있는 공격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물론 대부분 각 국가의 원수가 이용하는 ‘1호기’들은 전파 방해를 막을 수 있는 쉴드 시스템은 물론 일부는 유사시 저격이 가능한 무장 장비도 탑재돼 있다. 하지만 러시아산 구 모델인 북한의 ‘참매 1호’가 과연 이러한 위협에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중국 측에 상공에서의 전투기 경호를 사전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혹시 모를 유사 상황 발생 시, 이를 대비해 1호기 지근거리에서 전투기 경호가 적절히 이뤄진다면 앞서의 우려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