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2016년 3월 커피시장 도전장 내밀어... 누적 2400만개 판매
최근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국민 전체가 1년 동안 마신 커피는 약 265잔으로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512잔에 달한다. 대한민국 인구 5천 177만명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일 1.4잔씩 꾸준히 마셔야하는 상당한 양이다.
동네 골목마다 커피숍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포화상태인 커피 시장에 지난 2016년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전문기업 한국야쿠르트가 도전장을 냈다.
발효유 ‘야쿠르트’로 대표되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커피 제품 출시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여기에 한국야쿠르트에서 선보이는 ‘콜드브루’라는 커피도 낯설었던 것.
하지만 한국야쿠르트는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며 2016년 대한민국 커피 시장의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바로 ‘콜드브루 by 바빈스키(Cold Brew by Babinski)’(이하 콜드브루)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야쿠르트 내부에서도 커피 시장 진출에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영역이었고, 이미 기존 시장 자체가 성숙기를 넘어선 과포화 상태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야쿠르트는 기업가치인 ‘신선’과 ‘건강’의 의미를 담아낸다면 지금껏 소비자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커피를 선보일 수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국 1만 3천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 방문판매채널을 무기로 RTD커피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를 정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콜드브루는 그동안 RTD(Ready To Drink) 커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콜드브루’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이다. 콜드브루 방식으로 우려낸 커피는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커피에 비해 부드럽고 깔끔하며, 청량감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커피 전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커피의 대명사로 간주되던 콜드브루 커피를 국내 최초로 대량으로 생산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였다.
여기에 세계 정상 바리스타의 레시피로 특별함을 더했다. 레시피의 주인공은 2015년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찰스 바빈스키(Charles Babinski)이다. 그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자신만의 콜드브루 커피 비결을 제품에 담았다. 신선한 커피를 위해 1년 이내의 프리미엄 햇원두만을 엄선해 블렌딩하고 매일 로스팅해 원액을 추출한다.
차갑게 내린 콜드브루 커피에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초기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득템인증샷(제품 구매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출시 첫 해 여름에는 하루 평균 10만 잔 가량 팔렸고, 1년 만에 1,600만 잔을 판매했다. 식품업계에서 보기드믄 히트 상품이 탄생한 것.
이 제품은 지난해까지 누적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2017년 한국야쿠르트 매출 1조원 달성에 기여했다. 올해도 월 평균 20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성수기인 4월 이후에는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가 인기를 끌자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 커피 전문점들은 물론, 남양유업, 동서식품 등 동종업계에서도 저마다 다양한 ‘콜드브루’ 커피를 선보이며 시장을 키웠다. 커피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유사한 상품이 봇물을 터지듯 출시가 이어졌다.
현재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는 아메리카노, 바닐라라떼, 골드라떼와 다양한 레시피로 즐길 수 있는 액상스틱까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신선한 커피를 선택할 수 있다.
신제품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바닐라라떼’는 찰스 바빈스키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올해의 시그니처 메뉴로 지난해 선보였던 콜드브루 마카다미아에 이은 두 번째 시그니처 제품이다.
신선한 콜드브루와 1A등급 원유에 마다가스카르산 고급 바닐라빈의 은은한 향과 맛을 담아 더욱 풍부하고 달콤하다. 패키지에는 바닐라빈과 꽃이 흩날리는 모습을 표현해 바닐라라떼 고유의 향긋함을 담아냈다.
한국야쿠르트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찰스 바빈스키와의 레시피 연구를 통해 매년 새로운 시그니처 커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야쿠르트가 커피를 출시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보다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형 냉장카트인 코코(COCO) 보급, 물류소 신축 등 최대 2,000억원 이상 꾸준한 투자가 뒷받침 됐다.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선 제품을 선보이며 종합 식품유통기업으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신선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은 ‘주문 후 요리’라는 신선 콘셉트로 소비자의 우호적 반응을 얻고 있다. 모든 제품은 주문 후 요리에 들어가고 냉장식품으로만 야쿠르트 아줌마 채널을 통해 유통한다. 제품 겉면에는 요리 일자를 표기해 신선함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단 하나만 구매해도 배송비가 없는 점도 장점이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이사는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는 보다 특별한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국내 커피 시장에 ‘콜드브루’ 커피의 대중화를 가져온 제품”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욱 신선하고 보다 품질 높은 커피로 소비자의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지호기자 jh55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