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결 실종된 토론에 유권자 실망
왼쪽부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남경필(자유한국당), 김영환(바른미래당), 이홍우(정의당) 경기도지사 후보.
특히 김영환 후보는 기조연설부터 이재명 후보와 여배우의 스캔들을 언급하며 4선의 국회의원이자 장관을 지낸 경륜을 무색하게 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는 스캔들이 거짓이면 자신이 감옥에 가겠다고 공언하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섰다.
남경필 후보 역시 이재명 후보가 특정 카페 회원을 고소한 것을 두고 “약한 사람을 억압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문제가 있다면 증거를 내야 한다.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라는 것은 중세시대 마녀사냥”이라며 “허위사실로 주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가짜뉴스 생산자를 고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정책검증에서 이재명 후보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경제를 살리는 복지 ▲공공개발 이익을 도민에게 돌려주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자 남경필 후보는 경기도 인구는 늘어나는데 성남시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성남시가 살기 좋은 곳이라면 왜 인구가 줄어드느냐고 반문했다.
사실 서울을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 주거 비용 증가 등으로 경기도로 인구가 이주하는 것과 성남시의 인구 감소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가구원의 감소 때문이라는 명쾌하지 않은 답을 했다.
아울러 남 후보는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에 대해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청년국민연금 사업은 만 18세 경기도민에게 최초 1개월분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남 후보는 “경기 청년들이 이익을 보는 만큼 국가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반대했고 이 후보는 “경기지사는 경기도민의 삶, 경기 청년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국가재정을 걱정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정치인의 본분, 대의민주제의 본질은 주권자의 의사를 존중하며 예산을 잘 쓰고 권한을 잘 행사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남 후보는 자신의 차례에 ▲일자리 ▲주거 ▲보육 ▲사교육비를 모두 해결해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며 자녀 1명을 낳으면 이자의 50%, 2명을 낳으면 이자 전액을 도가 지원하는 따복하우스 1만 호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남경필 후보의 지난 공약이었던 은행, 대학 설립에 대해 묻자 남 후보는 해당 공약은 지키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이재명 후보는 작심한 듯 “남 후보는 박근혜를 지키기겠다고 출마하더니 국정농단과 탄핵이 터지자 탈당해 개혁보수를 흉내 내기에만 급급했다”며 남 후보의 아픈 곳을 찔렀다.
김영환 후보 역시 남 후보의 기회주의적 행보를 지적했다. “남 후보는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등 일관성이 없고 만약 진정성을 보인다면 이번 선거는 출마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남경필 후보가 오래도록 주장해오던 보수 개혁에 대해서도 실체는 없는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남 후보는 “복당한 것에 대한 질책은 따갑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정치하면서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보수정당이 개혁되는 것이다. 보수를 개혁하는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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