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GNI)은 1만 8000달러를 넘어섰고, 올 연말이면 드디어 대망의 1인당 2만 달러를 초과할 예정이다. 그런데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국민들의 실제 체감소득이 평균소득에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미래가 암담하다는 한숨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것은 웬일일까.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IMF 외환위기 이후 소위 산업 및 소득구조의 양극화가 원인이다. 하위 20%의 소득점유율이 1994년 8.5% 이후 계속 낮아지면서 급기야는 외환위기 직후에는 7%대까지 낮아지더니 작년까지도 그 숫자가 좀처럼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둘째,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사교육비 비중이 2%를 초과하는데, 이는 OECD 평균 0.4%의 무려 5배를 넘는 수치다. 높은 사교육비와 교육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을 가처분소득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소득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국가가 최소한의 주거복지를 책임지는 지수인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우리는 2004년 기준으로 2.5%인데, 이는 유럽국가들의 10분의 1 이하이고 일본에 비해도 3분의 1밖에 안되는 열악한 실정이다. 따라서 모아둔 자산의 대부분을 주거복지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의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즉, 우리나라는 현재 양극화 및 교육, 의료, 주거 등의 사회경제적 구조의 후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록 평균소득이 연평균 4~5% 증가한다고 해도 일반국민들이 체감하는 소득이 나아지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가급적 높은 성장을 하되, 그 과실이 서민들에게까지 골고루 전달될 수 있는 정책대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참여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가장 효율적인 분배는 공공부문을 늘려서 공공이 복지지출을 증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의 아니라고 답한다. 이론적으로는 공공부문을 늘리더라도 효율적인 감시 감독을 하면 효율성이 증대되어 정책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공부문은 일단 만들어지면 그 자체가 대부분 반시장적 비효율성을 생산하기 때문에 아무리 미사여구를 쓴다고 해도 복지부동의 비용만 증대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시장경제원리를 분배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빌 게이츠가 강조한 ‘창조적 자본주의’의 원리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시장원리를 분배에도 적용하는 것인데 그것이 다름 아닌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의 역할인 것이다. 사회적 기업도 일반 기업과 동일하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추구하는 경제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기업이다. 다만 사회적 기업의 목표와 대상이 사회적 소외계층의 자활사업이나 금융지원 등이라는 측면에서 일반기업과 다르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뱅크는 Micro-Credit 사업을 하는 초보적인 사회적 기업인데, 실제로 PEF(사모투자펀드)나 선물옵션을 이용한 파생금융적 방법을 사용해서 보다 더 적극적인 자본주의적 금융기법으로 사회적 기업들이 시장에서 정부보다 더 훨씬 효율적으로 분배사업을 잘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 분배를 위해서도 비대할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 공공부문 대신 적극적으로 창조적 시장원리를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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